원가 부담 급증에 수출효과 상쇄…제조업 수익성 흔들려
설비투자·라인전환 속도 조절 등 '방어적 경영' 확산
내수기업은 가격 전가 어려워 마진 압박 심화
설비투자·라인전환 속도 조절 등 '방어적 경영' 확산
내수기업은 가격 전가 어려워 마진 압박 심화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산업계가 원가 상승과 투자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장기평균인 1100원대 후반 대비 20% 가까이 높아진 고환율이 지속되자 기업들은 비용 구조와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며 방어적 경영전략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4원 오른 1464.8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내린 1455.2원에 개장했으나 상승 전환해 장중 한때 1465.9원까지 뛰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6일 1488.0원을 기록한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런 고환율 기저로 산업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항공기 리스 비용과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해야하는 항공업계가 대표적인 리스크 노출 분야다. 현재까지 분기 실적에 형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현 수준의 환율이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완성차 업계의 경우 수출에서는 고환율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다. 하지만 원자재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배터리 소재·부품 단가가 외화로 결제되기 때문에 정해진 판매가격 체계 안에서 비용이 늘어나며 이익 기여도가 감소하는 구조다.
수출 중심 산업 전반에서도 고환율의 '양면성'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은 환율 상승으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각종 부품과 소재, 장비 가격과 글로벌 물류 비용 상승이 더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극자외선(EUV) 장비와 핵심 공정 소재가 대부분 외화 기반이라 환율 10원 변동만으로도 설비투자비가 수십억 단위로 출렁인다. 즉, 환차익보다 원가 상승이 선반영되는 구조적 제약이 더 크다는 의미다. 식품·의약·유통업계 등 내수 중심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환율 변동성이 장기화되자 기업들의 경영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설비투자 계획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거나 일부 공정 전환 일정을 늦추는 방식의 대응이 확산되고 있다. 원자재 재고도 최소 수준으로 운용해 비용 변동성을 낮추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해외 투자 역시 환율 안정 시점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집행하려는 '유보 전략"이 늘고 있다.
실제 정부는 외환시장 쏠림과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고려 중이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증가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판단 아래 4자 협의체를 구성해 전략적 환헤지 등 구조적 대안을 논의중이고, 수출기업·증권사와의 협의를 확대해 시장 내 달러 유입을 촉진하는 등 외환 수급 불균형 해소에 나서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