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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산업설비 수출 10년 새 2.5배…韓과 격차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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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산업설비 수출 10년 새 2.5배…韓과 격차 더 벌어졌다

中 수출 2572억 달러·韓 686억 달러…규모 격차 3.7배로 확대
신흥 제조시장서 中 점유율 급등…韓, 미국 시장서 돌파구 찾아야
중국 산업설비 수출액 및 주요국과의 수출경합도 추이.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액은 2015년 1042억 달러에서 지난해 2572억 달러로 증가했다. 자료=한국무역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산업설비 수출액 및 주요국과의 수출경합도 추이.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액은 2015년 1042억 달러에서 지난해 2572억 달러로 증가했다. 자료=한국무역협회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이 10년 새 2.5배 늘면서 한국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2015년 한국의 1.9배였던 중국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 3.7배까지 벌어졌다. 특히 중국이 신흥 제조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빠르게 넓히는 동안 한국은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일 발표한 '중국 산업설비 수출의 부상과 글로벌 공급구조 변화'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액은 2572억 달러로 2015년(1042억 달러)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557억 달러에서 686억 달러로 2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양국의 수출액 차이는 485억 달러에서 1886억 달러로 약 4배 커졌다.

지난해 실적만 비교해도 차이가 뚜렷하다. 중국의 산업설비 수출은 전년보다 14.1% 증가했지만 한국은 6.8% 감소했다. 중국은 2021년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산업설비 수출국에 오른 뒤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와 건설기계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수출은 연평균 12.2% 증가했다. 건설·광산기계(10.4%)와 범용·기타 설비(9.9%)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전력설비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필요한 장비로 수출 품목이 넓어진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양국의 점유율 격차도 커졌다. 글로벌 산업설비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15년 17.0%에서 2024년 20.4%로 높아졌다. 반면 한국은 4.5%에서 3.7%로 떨어졌다. 두 나라의 점유율 격차는 12.5%포인트에서 16.7%포인트로 확대됐다.

특히 신흥 제조국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성장국의 산업설비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1.1%에서 2024년 29.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6.3%에서 4.1%로 하락했다. 중국이 시장을 넓히는 사이 한국의 입지는 오히려 좁아진 셈이다.

베트남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제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9개국에서는 중국산 산업설비 점유율이 53.1%에 달했다. 이들 국가가 수입하는 산업설비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의미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생산공장을 늘린 점도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 누적액은 2015년 785억 달러에서 2024년 3389억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세우면서 필요한 생산설비도 함께 공급하는 방식이다.
저렴한 가격도 경쟁력을 높였다. 산업설비가 다수 포함된 중국 기계류의 수출단가는 2023년 7.8%, 2024년 2.3%, 지난해 3.0% 각각 하락했다. 중국 내수 경기 둔화로 설비업체들이 해외 판로를 적극적으로 넓힌 것도 수출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산업설비 분야별 공급 영향력 우위국 변화. 중국은 2015년 2개 분야에서 2024년 4개 분야로 우위를 확대했다. 자료=한국무역협회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산업설비 분야별 공급 영향력 우위국 변화. 중국은 2015년 2개 분야에서 2024년 4개 분야로 우위를 확대했다. 자료=한국무역협회


중국은 산업설비를 많이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 분야도 넓히고 있다. 2015년에는 전력설비와 식품·섬유가공기계 등 2개 분야에서 경쟁국보다 높은 공급 영향력을 보였지만 2024년에는 4개 분야로 늘었다. 특히 물류·이송설비에서는 독일을 제치고 1위에 올랐으며 범용·기타 설비에서도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미국 등 선진 제조시장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중국의 미국 산업설비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5년 20.2%에서 2024년 11.3%로 크게 떨어졌다. 미국의 대중국 통상제재와 공급망 재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한국은 선진 제조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했다. 미국 등을 포함한 고소득 제조업 성숙국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0%에서 3.3%로 소폭 상승했다. 중국의 점유율은 12.8%에서 14.0%로 높아지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과의 가격경쟁에 매달리기보다 품질과 납기, 유지보수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산 설비의 점유율이 낮아진 미국에서 새로운 수주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짚었다.

신흥 제조국에서는 공장 신설과 증설 단계부터 설비 공급에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후 생산라인 자동화와 정밀설비 도입, 노후 장비 교체까지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슬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산업설비 공급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은 품질·납기 신뢰성과 부품 공급·유지보수 역량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며 "정부 또한 현지 인증 대응과 수요기업 발굴 등을 지원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