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4분기 주문 10~15% 감소 등 범용은 부진
무라타·삼성전기는 ‘AI 인프라' 집중에 가속화
무라타·삼성전기는 ‘AI 인프라' 집중에 가속화
이미지 확대보기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고급형 MLCC 공급 부족이 내년 1·2분기에 가장 심각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데이터센터 AI 플랫폼 '베라 루빈' 출하량이 4분기부터 월별로 늘고, AMD도 차세대 AI 가속기 ‘MI450’에 쓸 고용량 특수규격 MLCC를 사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I 활용이 학습에서 추론·에이전트로 옮겨가며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CPU마다 전원 모듈과 DDR5 메모리가 붙으면서 메인보드와 메모리 모듈 주변의 고용량 MLCC 사용량이 두 배로 늘어 고용량 일반품까지 빠듯해졌다. 부족 현상은 광통신 모듈용 제품으로도 번졌다.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MLCC 전극에 쓰이는 니켈·은·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구리 가격은 t당 1만4110달러로 지난해 평균 대비 41.89% 올랐다. 은 역시 22.43% 상승한 상황이다.
트렌드포스는 공급 부족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가격 결정권도 공급사가 쥘 것으로 봤다. 이달 시작되는 내년 1분기 가격 협상에서 일본 업체들이 삼성전기를 따라 값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소비자용 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인다.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 올해 4분기 주요 노트북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예상 주문량은 전년 동기보다 평균 10~15% 줄어들 전망이다. AI 수요가 생산능력을 차지하며 메모리 등 부품 가격을 끌어올렸고, 이것이 완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 수요를 짓누르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업체도 중저가 모델 출하를 줄이고 있다. 10월 초 소비자용 중저용량 MLCC 현물 가격은 약 5% 하락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한국과 일본 업체가 고급 제품에 집중하는 사이 대만·중국 업체가 소비자용 주문을 받아내며 공급은 안정권에 들어왔다.
무라타와 삼성전기는 서버용에 앞으로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무라타는 올해 4월부터 2031년 3월까지 5년간 약 1조 엔(약 8조5000억 원)을 투입해 MLCC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2031년 3월 결산 기준 MLCC 연간 매출을 올해 3월 결산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고부가 제품 비중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장기공급계약 고객을 10곳 넘게 확보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제품 구성 개선뿐 아니라 판가 인상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2028년까지의 성장 흐름은 사실상 꺾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박상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park03@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