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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칼럼] '태양의 후예' 성공엔 조연의 역할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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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칼럼] '태양의 후예' 성공엔 조연의 역할이 컸다

한대규 한전 강남지사 부장이미지 확대보기
한대규 한전 강남지사 부장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언급한 KBS 2TV ‘태양의 후예’가 지난주 막을 내렸지만 아직도 여진이 아시아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드라마 사상 최초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 중인 이 드라마는 시청률 34%, 중국 동영상 조회수 25억건, 광고 효과 1100억원, 승용차 15만대 수출 효과, 판권 판매국 32개국, 경제 효과 3조원 등 초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이 드라마의 신드롬은 송중기와 송혜교가 펼치는 ‘송송커플’의 맛깔나는 연기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수요일과 목요일을 이 커플 이름에 빗대어 ‘월화송송금토일’이라고 부를 정도다. 핵심 콘텐츠는 가상의 국가 우르크로 파병된 특전사 장교 유시진(송중기)과 민간 의료봉사팀 의사 강모연(송혜교)이 밀당하는 달달한 로맨스다. 스토리와 비주얼 그리고 ‘심쿵’ 대사가 완벽한 삼위일체다. “그때 허락 없이 키스한 거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수많은 여자들이 쓰러졌다. 급기야 중국 공안부가 ‘송중기 주의보’를 발령했다.

한꺼번에 몰아서 보던 중국 여대생이 급성 녹내장에 걸려 실명 위기에 처하고 수천만 소녀 팬의 상당수가 ‘송중기 상사병’에 걸려 드러누웠다. 드라마 때문에 싸움 끝에 이혼하거나 성형 수술하는 것은 약과다. 유시진이 가진 매력을 해부해 보자. 기존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은 재벌이지만 결점이 있거나 매력이 넘치지만 가난한 캐릭터가 많았다. 하지만 유시진은 오직 실력으로 인정받으며 판단력과 책임감, 강하면서 부드러운 이미지, 어른스러운 절제력, 쿨함 등 차별화된 남성상이었다.

한편 군인이라는 직업이 시대 상황과 맞아 떨어졌다. 테러, 북핵위협 등 불안한 시기에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처럼 특전사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특히 중년 여성들은 나이 들수록 ‘젖은 낙엽족(누레오치바)’ 신세가 되어가는 중년 남성들에 대한 염증을 대리만족감으로 더욱 열광했다. 마지막으로 송중기 배우 자체의 포스와 지적 매력이다. 한·중·일 여성들은 돈과 지위, 권력을 거머쥔 남성보다는 남성성·여성성이 공존하는 ‘따뜻한 카리스마’에 녹아 내렸다. 송중기가 대사가 없을 때 송혜교를 바라보는 표정이나 눈빛에 여심들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백미는 조연으로 나오는 상사 진구와 ‘장군의 딸’ 중위 김지원이 펼치는 애틋한 로맨스다. 이들은 주연을 더욱 빛나게 하는 조연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진구는 무뚝뚝하면서도 속 깊고 사랑도 의리도 최대한 묵직하게 녹여 내는 조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사회와 회사에서도 주연과 조연이 공존하는 세상이다. 주연은 늘 8등신의 외모에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출중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조연은 항상 숨 막히는 5등신에다 아무리 노력해도 하자가 많은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자동차도 헤트라이트, 운전대, 엔진과 전체를 받치는 차체와 바퀴가 있어야 움직이듯이 역할은 다르지만 이 세상에는 주연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가 필요하다. 결국 주연과 조연은 드라마든 회사든 주어지는 역할이지만 인생에 있어서는 모든 사람들이 주연이다. 특히 조연은 무대(회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CEO)을 받치는 일등공신이자, 보이지 않는 장막 뒤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역할(참모)이다. ‘태양의 후예’에서 필자의 아내는 주연 송중기에 반했지만 필자는 조연 진구에 필이 꽂혔다. 왜냐하면 필자 역시 영원한 미생이자 조연이니까.
한대규 한전 강남지사 부장(전 인재개발원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