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부친 ○○○님께서 2016년 4월 ○○일 별세. 빈소: ○○○병원 장례식장. 발인: 2016년 4월 ○○일. 장지: ○○○. 상주: ○○○, ○○○. 자부: ○○○, ○○○. 미망인: ○○○’
필자는 이 가운데 ‘미망인: ○○○’에 눈길이 갔습니다. ‘미망인: ○○○’은 돌아가신 분의 부인, 즉 상주의 어머니를 일컫습니다. 대부분의 부고에는 ‘미망인: ○○○’를 넣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남편과 사별한 부인을 가리켜 ‘미망인’이라고들 하는데 ‘미망인’은 과연 적당한 말인가요?
미망인(未亡人)을 우리말로 풀어 쓰면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하는데 ‘아직 죽지 못한 사람’이란 뜻입니다. 남편이 죽고 홀몸이 된 여자, 즉 ‘과부’를 왜 이런 무시무시한 말로 표현했을까요.
이처럼 미망인이란 말은 고대 사회에서 여성의 곧은 절개와 희생만을 강조하던 데서 나온 말입니다. 이 말에는 ‘남편이 죽었으니 당신도 따라 죽어야 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 미망인이 우리나라로 건너와 오늘날에는 남편이 죽고 혼자 사는 여인을 높여 부르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신문에는 생전에 이름깨나 날린 남자의 부인을 미망인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자주 눈에 띕니다. 남편이 죽은 뒤 부인도 따라 죽으면 남은 아이들은 누가 키울 것인가도 문제이고, 더욱이 여권이 신장되고 있는 21세기에 와서 미망인의 뜻을 안다면 결코 쓰지 말아야 할 말입니다. 물론 '남편이 죽었는데 나는 명이 길어 이렇게 살고 있다'며 부인이 자기 스스로를 가리켜 “미망인”이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면 미망인 대신 쓸 수 있는 일반적인 말은 없을까요? 부고에서는 미망인 대신 ‘고 ○○○의 부인’ ‘돌아가신 ○○○의 부인’, 혹은 돌아가신을 빼고 그냥 ‘○○○의 부인’이라고 쓸 수 있습니다.
요즘 개신교에서도 미망인을 고인의 부인, 고인의 유족으로 쓰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쓰이고 있는 ‘전쟁 미망인’(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여성), ‘40대 미망인’ 같은 용어를 대체할 말이 마땅치 않습니다. ‘과부’라는 말이 있지만 속된 말로 인식돼 ‘전쟁 과부’ ‘40대 과부’ 등으로 지칭하기에는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부에서는 ‘유부인’으로 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즉 ‘유가족, 유복자, 유언’ 등처럼 홀로 남겨진 부인을 ‘유부인(遺夫人)’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입니다. 여하튼 ‘미망인’이란 말은 가능한 한 쓰지 말아야 할 구시대적 용어입니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