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상시 청문회 파동의 외관은 법리 논쟁이다. 여당은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개정안의 수명이 다했다고 보고 있고(자동 폐기) 야당은 새 국회에서 (개정안이 폐기되지 않았으니) 그대로 재의결을 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실상 이번 사태의 본질은 헌법 해석 여하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아주 단순한 사실, 즉 왜 국회는 자기 자신은 돌아보지 않으면서 남을 견제하고자 하는데 적극적일까 하는 의문에 있다. 이 점에서 국회를 보는 시선 역시 반드시 우호적이지만은 않다고 본다.
나는 국회가 매우 비생산적이고 권위추구적이며 의원 이기주의적이라는데 상당수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고 믿는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수많은 사건에서 국회가 그 갈등을 해소하거나 상황을 잘 마무리해서 박수 받을만한 일을 했던 기억을 그닥 많이 갖고 있지 않다.
첫 번째 주문은 국정감사 ‘예비고사’이다. 먼저 막말 국감, 일단 많이 소환하기, 호통치기, 내 질문만 해대고 답변 안듣기 등의 구태에서 벗어났음을 국민에게 확신시켜 보라. 국회법 개정안은 ‘소관 현안 조사’라는 명분 아래 상임위에서 청문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관 현안’이란 너무 광범위해서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거의 모든 업무를 가리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될 경우 행정부나 기업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대 국회업무에 할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해서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 정당성은 확보된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상시 청문회법이 불편한 것은 과거 행태에 비쳐볼 때 ‘군기잡기’ 또는 ‘얼굴 알리기’식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데 있다.
기업인 예만 들더라도 과거 우리는 대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를 일 없이 불러놓고는 그냥 돌려보낸 사례를 숱하게 봐왔다. 이 때문에 대기업 국회담당자들은 그룹 총수를 부르지 않는 조건으로 국회의원(보좌관)과 딜(거래)을 하는게 본업이라는 뒷얘기도 있었다. 따라서 새로운 국정감사 때는 반드시 “우리 국회가 달라졌어요”를 시현해주시기 바란다.
두 번째 당부는 특권 내려놓기이다. 지난 19대 국회 초기에도 여야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국민에게 그 결실이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의문이다. 전용 엘리베이터 사용 문제라든가 사무실 넓히기, 자식 취직청탁 논란 등 오히려 19대 회기 내내 ‘의원 갑질’이 더 많이 회자되지 않았나 싶다.
대한민국에서 갑중의 갑은 국회의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특권을 먼저 내려놓고 나서 상시 청문회를 추진했다면 여론은 국회편이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지금 국회로 향하고 있는 화살들은 모조리 유턴해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김화주 기자 geco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