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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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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2017년 5월 9일 오후 8시에 제19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마무리되면 당선인 윤곽은 10일 새벽 2~3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과거 대선에 비춰볼 때 10일 오전 6~7시쯤 개표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상 첫 보궐선거로 치러지는 19대 대선은 당선 확정과 동시에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당선인 확정, 취임식, 내각 구성 등의 선례가 없어 약간의 혼란도 예상된다. 10일 오전 8~10시에 선관위가 당선인을 확정하면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다.

선관위의 당선인 발표와 동시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국무총리로 돌아간다. 황 권한대행은 선관위 발표 직후 당선인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네고 사의를 표명할 예정이다.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청와대 참모들도 최근 황 권한대행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국무총리직으로 돌아간 황 권한대행 사표 수리 여부는 차기 대통령에게 달렸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통령 요청이 있으면 각료 임명 제청 등 국정공백을 줄이는 차원에서 총리직을 추가 수행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중소기업인, 벤처기업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은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왜냐하면 가장 유력한 2명의 후보가 모두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함께 정부 각 부처에 흩어진 ICT 기능을 한데 모으겠다는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한 후보는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다른 후보는 중소기업청을 창업중소기업부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차관급 부처가 장관급 부처로 격상되고 기능이 확대 개편되는 것이다.

이는 많은 중소기업인과 벤처기업인이 환영하며 기대하는 일이다. 위축된 중소·벤처기업이 되살아나며 창업이 활성화되면서 우리 경제도 활력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새 대통령이 중소·벤처·창업 정책과 관련해서 염두에 두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파괴된 생태계의 복원이다. 경제·산업·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바람직한 생태계가 구축되고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일부 생태계를 파괴한 사례가 있었다. 새 대통령과 새 정부는 먼저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복원된 생태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공정한 룰을 만들어서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성장 발전하도록 여건을 갖춰줘야 하는데 과거 정부는 불공정한 룰을 만들어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도록 하여 기술력이 뛰어난 벤처기업을 고사 위기에 빠뜨린 사례도 있다. 잘못된 중소·벤처·창업 지원 정책도 바로 잡아야 한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유망 벤처기업이 신용보증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찾아가면 실제적인 혜택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 아예 망해서 재기하려고 하는 중소기업인을 지원해 주기는 쉬운데 망하기 전에는 지원해 주기가 어렵다는 불합리한 답변을 듣기도 한다. 새 정부는 의욕적으로 새로운 제도를 펼치기보다는 기존 제도의 문제점 보완부터 시행해야 한다.

경영에서는 기업지배구조를 거버넌스라고 하는데, 행정에서는 정책결정구조를 거버넌스라고 한다. 새 대통령은 흩어진 ICT 정책 기능을 한 데 모아서 파괴된 ICT 거버넌스도 빨리 회복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때 완전히 파괴된 ICT 거버넌스는 박근혜 정부가 복원하겠다고는 했는데 제대로 복원이 안됐다. 정보·방송·통신업계의 ICT 기업인들은 사업 수행을 위해 이 부처 저 부처를 찾아다녀야 하며 ICT 정책 결정과 집행에 불합리와 비효율이 너무 많다.

새 대통령은 먼저 파괴된 중소·벤처·창업 생태계를 복원하고, 흐트러진 ICT 거버넌스가 제자리를 찾도록 하여 우리나라가 제4차 산업혁명에 잘 대응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경제와 정치가 안정되고 미래를 향해 발전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