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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개인화 시대의 다양성 관리 비결은 리더의 질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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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개인화 시대의 다양성 관리 비결은 리더의 질문력

박민희 '리더는 결정으로 말한다' 저자
박민희 '리더는 결정으로 말한다' 저자
코로나19가 공식 종식되고, 기업은 경영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고환율·고금리는 환경 변화의 복잡성에 큰 요인이다. 업무 현장은 ‘예년이라면 이럴 것이다’의 예측이 깨지는 상황의 연속이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요즘 상황에서 리더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구성원과의 더 빈번한 소통이다.

요즘 미팅은 1on1 대화가 대세이다. 하지만 1on1에 대한 구성원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그러지 않아도 소위 “쪼고, 갈구고, 귀찮게” 하는 리더들과 공식적으로 주 1회, 일대일 미팅을 해야 하는 구성원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리더와 1on1 미팅에 대한 구성원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경우는 “커리어와 성장”에 관련된 내용으로 진행했을 때였다.
리더들은 변화한 구성원들과 일하는 방식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높은 성과로 소문난 P 팀장은 최근 부서를 이동한 후, MZ세대의 “일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고 당황하고 있다. MZ세대 팀원들은 “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시간 내에 업무를 마치고 퇴근 후 자유 시간을 갖는 것을 선호한다. 즉, 이들에게 근무 시간 내에 일을 마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X세대인 P 팀장은 더 완벽한 수준의 결과물을 위해 수도 없는 ‘다시’의 과정을 거치던 기존 업무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 함을 직시하게 되었다.

꼼꼼하고 치밀한 업무 관리로 유명한 H 팀장은 팀원 간 업무 공유 방식에 대한 의견 차이로 고민 중이다. 이전에는 주간회의와 월간회의를 통해 팀이 함께 업무를 공유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 방식에 모든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는다. 업무 공유 시스템에 업로드해 놓은 자료를 통해 공유하면 되고, 굳이 별도의 회의 시간을 또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인별 업무 완결이 중요하다는 팀원들이 절반이나 되었다.

한편 K 팀장은 엔데믹 후 재택근무를 줄이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오게 하는 방법과 팀비 사용에 대한 팀원들의 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무 방식은 개인의 자율과 선택이며, 팀비는 팀장의 리더십 발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팀원들 숫자에 맞게 회사에서 할당한 것이므로 그 비용은 각 구성원의 권리라는 주장이었다.

과연 리더가 담당 조직에서 다양성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위의 사례들로 비추어 본다면, 철저한 “개인적 차원의 관리”라고 할 수 있다. 개인마다 성향이 다르며, 상황이 다르다. 이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시대에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첫째, 리더의 “질문력”이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의견을 물으며 소통해야 한다. 둘째, 질문력은 리더 자신과 구성원이 느끼는 정서·감정에 대한 인지에 기반해야 한다. 진정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는 바로 이 정서에 대한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관리이다. 셋째는 팀이 공유하는 가치를 개발하고 이에 기반한 팀의 행동규범(Norms)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흔히 공유가치 개발은 다양성 관리의 목표와 상반된다는 오해를 하기 쉽다. 런던 경영대학원 최윤진 교수는 다양한 최종 지향점을 갖고 일한다 하더라도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함께 같은 방향을 지향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질문력, 공감, 공유가치 개발을 통해 철저하게 개인화되어 가는 시대에 건강하게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민희 '리더는 결정으로 말한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