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와 액티비전은 인수전 과정에서 미국·영국 규제당국과의 치열한 법정 공방, 게임업계 유관업체들과의 물밑 협상 등을 통해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그러나 '책임경영 정신'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로버트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표의 마지막 모습은 인수전의 오점으로 남았다.
포브스와 블룸버그, 메트로 등 외신을 종합하면 올 6월 MS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법정 공방에서 바비 코틱 대표는 "솔직히 엑스박스의 월정액 구독제 '게임 패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혀 큰 화제가 됐다. 그는 "우리의 콜 오브 듀티 IP를 월정액 구독 형태로 판매하는 것은 경영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영자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이번 인수를 추진한 이유를 묻자 코틱 대표는 "합병이 끝난 후의 사업은 MS의 문제일 뿐"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93조원의 '빅딜'만 마무리된다면 그 뒤의 회사 상황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니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코틱 대표는 인수인계가 마무리된 후 3억8000만 달러(약 5100억원) 수준의 퇴직금을 받고 물러날 전망이다. 부디 그간 번 돈으로 은퇴하신 후에 잘 먹고 잘 살길 바란다. 이번 인수 성공을 포트폴리오로 내세워 또 다른 회사에서 '무책임 경영'을 벌이지 말고.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