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의 대표 참모로 ‘70년대 한국 경제 발전과 산업 고도화의 지휘자이자 조율자는 김정렴 비서실장과 함께 중화학·방위산업 부문에 기술·경제관료로 활약했던 오원철 수석이다.
개인의 능력을 알아보고 합당한 역할을 맡기는 용인술이 지도자의 덕목이다. 박정희는 박태준에게 마패서약서, 정주영과는 밀어주면 바로 도전하여 신화를 만드는 ’찰떡궁합의 관계‘였다.
박정희-김종필 관계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정도전 관계였다. 김종필은 육사 8기와 함께 혁명을 주도, 국가재건최고회의·중앙정보부 등 통치방식을 기획하고, ‘시스템 정치’를 리더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유연한 정신자세와 겸손, 사심(私心)이 적은 태도로 시작했지만, 통치술만은 경쟁·견제로 본인 입지를 공고히 굳혀 갔다. 특히, 김종필에게는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박정희-김종필은 조카사위·처삼촌 관계로 평생 동지였지만, 영원히 애증 관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군부시절 김종필이 감금당할 때, 노태우에게 들려준 2인자 처세술은 지금도 회자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집무실과 참모진과 소통을 강조하며, 큰 결단으로 용산을 선택했다. 용산 참모들은 자기 처세술보다는, 국가·민족,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위한 투철한 사명감이 우선이다.
필자는 총선을 목전에 두고 여론이 나빠진 상황에 윤-한과 적을 만들고, 민심과 정가 여론이 왜 대통령을 떠나고 있는지!, 대통령의 눈을 흐리게 하는지!, 참모들은 정신들 차렸어야 했다.
윤석열-한동훈 관계는 박정희-김종필 관계와 단순 비교할 수 없겠지만, 일반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엘리트 검사’로서, 깊은 신뢰·충성을 바탕으로 ‘사선을 뛰어넘은 전우이자 동지’였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를 낙점했지만, 용산과 당과의 수직적 당정 관계와 명품 문제 등 야당 공세와 민생·경제 비전 제시 등 누구나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당면 과제를 안고 출범했다.
윤 대통령은 10ㆍ29 참사,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외압 의혹,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운영과 명품 논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참모에게 책임을 잘 묻지 않는 경향이다.
참모는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때로는 대통령 앞에서 조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이의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 때로는 자기가 왕의 남자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참 지도자는 참모들과 시각이 다른 의견들도 들어가며, 고뇌를 넘어, 결단으로 가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조의 리더십’처럼, 평소 반대했던 인사들도 만나, 직접 해법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비대위'를 두고 말이 많지만, 윤석열-한동훈이 한 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실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민생과 각종 현안을 두고 논의했다’ 한다.
여야가 정치 생명을 걸고 임해야 하는 이번 4월 총선에서 대통령의 심기나 살피고, 당 대표의 각종 재판을 위해 심부름을 하던 사람들이 양지를 찾아 깃발 꽂는 작태는 심판받아 마땅하다.
참모가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희생해야 마땅하지, 대통령이 참모를 위해 희생할 수는 없다. 참모들의 잘못된 행위가 지도자의 오판과 고집으로 진화되어, 욕을 먹는 사례는 막아야 한다.
아첨하고 눈치만 보는 참모들에 둘러싸인 대통령은 아무리 영명해도,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없다. 따라서 국가 지도자는 국정 수행에서 발생하는 빈틈을 메꾸는 인재의 등용이 우선이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