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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 공화국’과 집값 상승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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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 공화국’과 집값 상승 딜레마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커지면서 작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전국 집값이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커지면서 작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전국 집값이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국민만큼 집값에 민감한 이들도 없다. 보유한 집이 자산 1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유주택자 60%는 자신의 집이 항상 오르길 기대하고 있다. 정계나 학계에서 주장하는 주택가격 안정화는 유주택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있다. 반면 40%의 무주택자는 자신이 살 수 있는 적정 수준까지 집값이 떨어지길 기원한다.
집값은 올라도, 내려도 누군가에게는 불만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9주 연속, 매매가격은 15주째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은 요즘 더위만큼 뜨거워지고 있다. 상승세에서 소외된 비수도권 주택 소유주나 무주택자들에게는 지금 상황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벌써 전 고점을 지나 신고가를 기록한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말마다 동네 공인중개소에는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격이 더 오르지 않을까 초조해하며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계약금을 먼저 입금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서울이 '불장'임을 암시하는 사례들이다.

정치권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부동산 가격 폭등이 중요한 이슈였다. 실제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많은 정치 평론가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정부 미친 집값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시장에 영끌이 필요 없을 만큼 공급이 이뤄진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등 법률 개정에 적극 나서겠다”며 "집값이 민생의 가장 중요한 과제란 점을 잊지 말고 총력 대응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가 집값 상승세를 진정시킬지는 확실하지 않다. 집값 상승세가 신축 아파트에서 재건축 아파트로 옮겨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공사비 인상과 각종 규제 등으로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 예정지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눌려 있는 상태다.

재건축 규제 완화는 장기적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정비사업 대상 지역의 집값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 섣불리 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낼 수 없는 이유다.

한동안 잠잠하던 수도권 도시들의 서울특별시 편입론이 다시 나오는 시점이 서울 집값 상승과 맞물리고 있다는 건 우연일까.

경기도 김포시는 올해 하반기 중 서울 편입 관련 특별법안이 재발의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경기도 김포시가 아닌 서울특별시 김포구로 변경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다.

내년 상반기 이전에 서울 편입 관련 주민투표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구리시와 하남시도 시장이 앞장서서 서울 편입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2주 전 취임 2주년을 맞아 “강남에 버금가는 도시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서울 편입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구리·김포·하남시의 서울 편입 추진이 집값을 올릴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어서 주민들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서울 확장은 국토 균형발전을 저해한다. 서울로만 몰려드는 주택 매매 수요는 지역 간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또 지방 소멸의 폐해는 서울에도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지금은 서울 확장보다 대한민국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이 더 시급하다.


강헌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emos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