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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공포지수(VIX) 읽는 법…뉴욕증시 vs 코스피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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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공포지수(VIX) 읽는 법…뉴욕증시 vs 코스피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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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미국의 기술주들이 몰려있는 나스닥이 폭락하고 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빅테크주식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증시에 따르면 나스닥100 지수는 전일대비 3.65%하락한 19032.39로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뉴욕증시 빅테크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테슬라가 12.33% 하락하면서 폭락을 이끌었다. 브로드컴 7.59% 엔비디아 6.8% 메타 5.6% 알파벳 5% 마이크로소프트 3.59% 순으로 하락폭이 특히 컸다. 애플과 아마존도 각각 2.88% 2.99% 하락하며 테크주 폭락을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변동성 지수)가 요동치고 있다. 빅테크 기술주들이 상당 기간 고공 행진을 하면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대선을 눈앞에 두고 트럼프 피격과 바이든 사퇴 등 정치적 이변까지 잇달아 터지면서 VIX도 덩달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VIX는 영어 'volatility index'의 약어다. 이 지수는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 즉 CBOE(Chicago Board Options Exchange)가 매일 실시간으로 작성해 발표하고 있다. 옵션거래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향후 30일간 예측하는 S&P500 옵션의 기댓값 변동성을 수치화한 것이다. VIX는 S&P500 지수의 옵션 가격에 기초해 향후 30일간 지수의 풋옵션1과 콜옵션2 가중 가격을 결합해 산정한다. VIX는 향후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의 견해를 반영하도록 설계돼 있다.
VIX는 향후 30일간 S&P500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생각하는지를 반영한다. 최근 30일간의 수치를 모두 합해 평균을 낸 후, 각각 날짜의 S&P500 수치에서 평균을 뺀 값을 제곱해 모두 더하여 분산을 구한 뒤, 그 제곱근을 구해 도출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래의 S&P500 지수의 표준편차 기댓값이다.

실제 표준편차와 VIX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상관계수 값은 거의 유사하게 나타난다. 바로 이 점이 실제 시장을 예측하는 인자 중 하나로서 나름의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VIX는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시장 리스크, 공포 및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VIX 값이 30을 넘으면 불확실성, 리스크, 투자자의 공포로 인해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간주한다. VIX 값이 20 미만일 경우 일반적으로 한층 더 안정적이고 스트레스가 적은 시장으로 본다.

이 공포지수는 미국 뉴욕증시의 대공황 이후 보편화됐다. 급격한 하락이 일어나기 전에 VIX가 계속 상승한다는 점을 이용하면 시장의 붕괴를 미리 막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주가의 출렁임이 크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우상향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VIX의 상승을 곧이곧대로 S&P 하락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VIX는 변동성 지수이므로 종가가 거의 일정하더라도 지수의 일일 변동폭이 커질수록 증가한다. 이는 S&P지수가 크게 상승하는 것이 오히려 VIX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주가가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 공포지수의 상승은 향후 주가의 상승 신호로 볼 수도 있다.

엄밀하게 따지면 VIX의 변동 요인은 옵션 가격의 변화다. VIX 수치는 현재 지수와 가장 가까운 콜옵션과 풋옵션을 기반으로 계산된다. 이 지수가 상승하면 헤징용 풋옵션이 대거 외가로 전락하면서 스프레드가 좁아지고 프리미엄이 낮아지면서 VIX가 하락한다. 콜옵션은 풋옵션에 비하면 작은 규모인데다 헤징용 목적으로 잘 사용되지 않아 큰 의미가 없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주가의 흐름과 상관없이 시장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준금리 결정을 비롯한 연준 의사록 발표나 시장의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두고 VIX가 상승하는 수가 많다. VIX 롤오버 기간이나 선옵 만기일을 앞두고는 쉽게 하락한다. 주가가 상승기에 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주가가 오랫동안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하면 15~20가량으로 유지된다. 아무리 안정적이어도 15 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VIX에서 중요한 특징은 롤오버다. VIX는 미래의 변동성에 베팅하기 때문에 VIX 롱포지션을 잡은 사람들은 VIX 숏포지션 발행자들에게 항상 더 비싸게, 이른바 프리미엄 선물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콘탱고(contango) 상태가 유지된다. 이 때문에 매월 만기일 롤오버 때마다 VIX 선물 지수가 올랐다. VIX 선물 지수를 보면 1개월 단위로 2~3포인트의 갭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프리미엄이다. VIX 선물을 기반으로 한 상품들은 롤오버마다 약 10%씩 떨어지는 추세다.

VIX에 장기적 롱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은 금물이다. 롤오버 기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 롤오버가 끝난 직후에도 강한 콘탱고 상태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텀을 두고 매수하는 것이 가장 좋다. VIX 선물 지수가 강한 콘탱고 상태일 때 진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 VIX 선물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일 때 도피하는 것이 좋다. VIX 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상 최고치인 89.53을 기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2020년 주가 대폭락 당시에도 85.47을 기록한 바 있다. 유럽증시에서는 유로스톡스50에 대한 변동성을 기초로 VSTOXX를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 피격 이후 뉴욕증시는 한때 트럼프 트레이드 돌풍에 휘말렸다. 트럼프 트레이드란 트럼프 집권 시 대규모 감세와 경기 부양책으로 재정적자 심화, 인플레이션 재연이 예상됨에 따라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증시는 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의 재정 및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자산시장 움직임에 베팅하는 현상이 바로 트럼프 트레이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세와 관세 인상 등을 내세우는 만큼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시 장기물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장기물로 갈수록 국채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종목별로도 큰 영향을 준다. 즉 트럼프가 육성 유지를 밝히는 석유화학·에너지·인프라 등 전통적인 가치주가 뜨고 반대로 트럼프가 저주하는 전기차·배터리·탄소중립 관련 산업의 주가는 떨어지는 현상이다. 러셀지수가 오른 반면 나스닥 기술주가 떨어진 것이 트럼프 트레이드의 한 특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물러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에 또 한번 변화가 오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베팅했던 '트럼프 트레이드'에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점쳤던 시장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설 가능성 등을 불확실성 증가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선 레이스에서 불확실성이 더해진 만큼 자산 가격의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중도 사퇴로 미국 대선은 다시 원점에 섰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도 오리무중에 빠졌다. 이번 미국 대선은 단순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권 쟁탈전을 넘어선다. 트럼프와 반(反)트럼프 진영의 정책 방향이 워낙 달라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세계 경제의 항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는 물론 경제활동을 하는 전 세계의 모든 경제주체들로서는 미국 대선이 몰고 올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선택이 매우 중요한 때다. VIX를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