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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AI 반도체 기업열전 ⑨ 브로드컴(Broadcom)… 데이터 네트워크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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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AI 반도체 기업열전 ⑨ 브로드컴(Broadcom)… 데이터 네트워크 원조

뉴욕증시 AI 5 폭발 …엔비디아+ TSMC+ 브로드컴 + 마이크로소프트(MS) +A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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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이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1위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브로드컴의 시총은 최근 1년간 두 배 넘게 올랐다. 이 정도 속도라면 글로벌 시총 10위인 TSMC도 조만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은 성장은 인공지능(AI) 덕분이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통신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통신 칩에서 세계 최강자인 브로드컴의 기업가치가 치솟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서 시총 순위는 엔비디아, TSMC에 이어 브로드컴이 3위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4위, 삼성전자는 5위다. 브로드컴은 시총에서 이미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삼성전자도 앞서있다.

브로드컴은 AI 인프라 투자의 핵심 수혜주로 꼽힌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AI 도입으로 데이터 통신량이 급증하면서 브로드컴의 통신 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브로드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통신 반도체에서 나온다. 브로드컴의 주요 고객사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등 글로벌 빅테크다. AI 기술이 확산할수록 브로드컴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AI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통신 네트워크 성능도 높여하는데 그 길목에 브로드컴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AI 인프라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네트워크이다. 그런만큼 AI 도입이 확대될수록 브로드컴의 실적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로젠블랫증권은 브로드컴의 목표주가를 기존 1160달러에서 1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브로드컴은 통신용 칩을 만든다. AI 시대는 곧 네트워크가 빠르게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느려 터진 AI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엔비디아 칩이 제아무리 고성능이라고 해봤자 데이터센터에서 속도가 느려 터진다면 의미 없다. AI 테마는 단순하게 시스템 반도체 뿐만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 기업도 포괄한다. SNS 공룡인 메타는 최근 혹 탄 브로드컴 CEO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이 회사의 가상현실(VR) 헤드셋인 ‘메타퀘스트’ 기능을 끌어올리는 데 성능 좋은 통신 칩이 꼭 필요하다고 보고 브로드컴에 손을 내민 것이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AI 5 종목으로 엔비디아+ TSMC+ 브로드컴 + 마이크로소프트(MS) +AMD 등을 든다. AI 5란 말은 미국 금융투자사 라이트 스트리트 캐피털의 기업분석가 글렌 캐처가 처음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중 브로드컴은 미국 팹리스로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 3강이기도 하다. 퀄컴, 엔비디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퀄컴을 인수하려 했을 정도로 시스템반도체 업계에서는 영향력이 크다. 실적 가이던스와 인텔과의 협업 등으로 언론에 이름이 등장하기도 했다.
브로드컴은 1991년 설립된 미국 팹리스 기업이다. 1998년에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창업 초기에는 케이블 TV용 셋톱박스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납품했다. 이후 수차례 인수합병(M&A)을 거치면서 유⋅무선 통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갔다. M&A는 브로드컴의 경쟁력 강화 전략이다. 브로드컴은 통상적으로 1년에 1개의 업체를 인수해 왔다. 업체를 인수한 후에는 1년에서 1년 반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사업을 최적화해왔다. 이른바 ‘브로드컴화’하는 것이다. 200여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할 정도로, 브로드컴은 M&A에 열성이다.

지금과 같은 유⋅무선 통신 부품 업체의 형태를 갖춘 시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통신 업체 아바고 테크놀러지(Avago Technologies)에 합병된 이후이다. 싱가포르 의 아바고는 2015년 370억달러를 들여 브로드컴을 인수했다. 이후 아바고는 사명을 브로드컴으로 변경하여 본격적으로 유⋅무선 통신 부품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아바고와 합쳐진 브로드컴은 소프트웨어 기업을 중점적으로 사들였다. 2018년 브로드컴은 인프라⋅보안 솔루션 등을 다루는 소프트웨어 업체 CA테크놀로지를 189억달러에 인수했다. 2019년에는 보안업체 시만텍(Symantec)의 엔터프라이즈 보안 부서를 107억달러에 매입했다. 최근에는 미국에 위치한 클라우드 컴퓨팅⋅가상화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VM웨어를 610억달러에 인수했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기업이면서도 소프트웨어 업체를 계속 인수하고 있다. 브로드컴이 소프트웨어 기업을 주로 인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출을 지속해서 안정적으로 만들어내고,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하기 위함이다. 네트워크 시장 경쟁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두 가지 부문이 좌우한다. 하드웨어 기술만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드웨어 만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 혁신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기 어렵다. 하드웨어 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추후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시장 내 영향력을 좌우한다. 네트워크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기술이 점차 중요해지는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브로드컴의 전략이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는 소프트웨어 역량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반도체 프로그래밍이 자유자재로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브로드컴 실적이 견조한 이유로 아이폰과 인프라 관련 수요 증가가 꼽히고 있다. 브로드컴은 애플에 무선 통신칩을 공급하고 있다. 무선 통신칩은 통신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필수로 탑재해야 하는 반도체이다. 아이폰이 팔리는 만큼 브로드컴의 매출도 어느 정도 유지가 되는 구조이다. 브로드컴은 또 서버, 스토리지, 커넥티비티 등 엔터프라이즈 통신 솔루션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IT 서비스가 늘어나고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방대해지면서 서버⋅데이터센터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서버⋅데이터센터 증설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브로드컴의 엔터프라이즈 통신 솔루션 수요로도 이어지고 있다. 브로드컴은 와이파이7 사업에도 손을 뻗고 있다. 와이파이7은 차세대 와이파이 규격으로, 5세대 이동통신(5G)처럼 4차 산업을 위한 와이파이이다. 브로드컴은 안정성 높은 저지연 통신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와이파이7 칩 세트를 만들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돈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요지부동이었던 거성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최고 가치 기업으로 부상했다. AI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아마존과 구글(알파벳)을 제치고 미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챗GPT가 불러온 AI 열풍은 기존 미국 핵심 기업으로 꼽혔던 구글과 애플, 메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MS를 묶어 부르던 매그니피센트7(M7)도 무너뜨렸다. 대신 엔비디아와 MS, AMD, TSMC, 브로드컴을 묶은 'AI 5'가 미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M7 용어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오루크 존스 트레이딩 수석 기술 전략가는 "M7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평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AI 산업으로 전환 과정은 이제 시작"이라며 AI 5의 시대를 선언했다.

브로드컴(Broadcom)이라는 회사 이름이 의미하는 회사가 두 개이다. Broadcom Corporation은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UCLA 출신의 헨리 사무엘리와 헨리 니콜라스가 반도체 개발을 목적으로 1991년 설립한 미국의 기업이다. Broadcom Limited는 싱가포르의 또 다른 반도체 기업 Avago Technologies가 전자의 브로드컴을 370억 달러을 투입하여 인수합병한 뒤 이름을 바꾼 것이다. 즉 2015년 인수합병 이후 현재 존재하는 브로드컴은 싱가포르 아바고의 후신이다.

브로드컴은 1991년에 UCLA 출신인 헨리 사무엘리 교수와 그의 제자였던 헨리 T. 니콜라스 3세가 공동 창립하였다. 2015년 아바고는 370억 달러에 브로드컴을 인수한 뒤, 사명을 Broadcom Limited로 변경했다. 2017년 11월 6일 브로드컴은 퀄컴에 1,030억 달러 인수합병을 제안하였으나 퀄컴이 거절했다. 그러자 브로드컴은 퀄컴의 적대적 인수 합병을 시도하기 위해 11명의 이사를 지명하였으나 퀄컴이 이마저 거부하면서 적대적 인수 합병 시도를 저지했다.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에서 브로드컴의 반독점 조사를 시작하였다. 2018년 2월 5일 브로드컴은 무려 1210억 달러로 상향 조정에 다시 인수합병을 제안했으나 퀄컴은 역시 거절했다. 며칠 후 브로드컴과 퀄컴 CEO는 서로 만나 회사 결합에 대해 논의했고, 퀄컴은 이를 두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시 퀄컴은 NXP 반도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고, 퀄컴의 NXP 반도체 인수 제안액을 상향하면서 사실상 다시 거절하는 셈이 됐다.

미국 재무부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에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계획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브로드컴에 따르면 퀄컴이 미국 재무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에 인수 계획 조사를 부탁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며칠 후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에 대해 국가 안보에 우려하고 있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브로드컴은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고 5G 기술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15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인 엔지니어를 양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12일 보로드컴의 퀄컴 인수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브로드컴은 퀄컴의 인수를 포기했다.

브로드컴은 퀄컴과 함께 네트워크용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수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아바고와 구 브로드컴의 합병으로 유무선을 아우르는 더욱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브로드컴
사업부는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케이블 모뎀·셋톱박스·스위치·라우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유선 인프라, 와이파이 및 RF 칩셋 등의 무선통신, 기업대상 서버의 커넥터 및 컨트롤러, 기타이다. 각 분야의 매출 비중은 순서대로 50-28-17-5이다.

브로드컴이 선적 중단과 기술지원 중단 등을 이용해 삼성전자를 압박해 자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장기 계약(LTA)을 강요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나온 적이 있다. 2023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브로드컴 미국 본사와 한국·싱가포르 지사 등 4개 사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행위(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91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최대 대기업 삼성전자가 갑질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브르드컴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