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산물 납품단가를 지원하고 농축산물 할인행사 등에 지원한 액수다. 하지만 이번에는 채소 가격이 오르고 있다.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을 보는 듯하다.
체감 생활물가까지 확대하면 외식·의류·공공요금·진료비 등 안 오른 게 없다고 느낄 정도다. 생활물가 지수를 봐도 지난해 7월 이후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를 웃도는 추세다.
앞으로도 문제다. 우선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개월 만에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전월보다 0.2%p 상승했다. 너도나도 가격을 올리려는 심각한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면 그게 다른 물가를 상승시키는 악순환 고리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기대 인플레 심리를 낮추기 위한 물가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안정세를 보이는 국제 곡물 가격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진정세와는 정반대 상황이다. 밀·대두·옥수수 등 주요 식량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으로 돌아갔다.
국제 식량 가격 지표인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밀 선물가격은 부셸당 5.2달러로 하락했다. 2020년 8월 이후 3년 반 만의 최저치다. 옥수수와 대두도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22년 상반기 고점과 비교하면 50% 정도 하락한 수치다.
원인은 미국·브라질 등의 곡물 생산이 풍작을 이룬데다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도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곡물 가격 하락이 농가의 생산 의욕을 줄일 것에 대비해야 할 처지다. 곡물 생산에 필요한 비료·농약·금리 등 비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제 유가도 다시 오르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배럴당 83.71달러 수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16%나 올랐다. 유가와 함께 환율도 물가를 자극하는 주범이다.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 초반이다. 돈 풀기식 처방으로는 물가 오름세 심리를 억제하기 힘든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