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나 파운드화에 대한 엔화 환율도 사상 최고 기록이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시장에서 엔화 투매에 나선 결과다.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면서 미·일 간 금리차에 대한 부담감도 엔화 약세를 부추긴 요인이다.
1일 열리는 미 연준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엔화 환율이 더 추락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엔화 투매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 금융당국에서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때마다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26일 이후 하루 평균 1엔씩 엔화 약세를 보이자 당국도 손을 놓고 있기 힘든 상황이다.
일본 재무성도 투기세력에 의한 환율 변동폭 확대를 경계 중이다. 국민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의 환율 개입은 지난 2022년에도 세 차례나 있었다.
그렇다고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무한정 개입할 수도 없다. 일본의 외환보유고는 2월 기준 1조2810억 달러다. 하지만 대부분은 미국 국채로 보유 중이다.
미 국채를 팔아서 외환시장에 개입하려면 미국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미 국채를 팔고 달러를 사는 과정에서 미 국채수익률이 오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일본의 신용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엔화 불안은 한국 원화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