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슈퍼 엔저’ 흐름 멈추기 힘들다

공유
0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슈퍼 엔저’ 흐름 멈추기 힘들다

엔화 환율이 장중 심리적 경계선인 달러당 160엔을 돌파했다.

유로화나 파운드화에 대한 엔화 환율도 사상 최고 기록이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시장에서 엔화 투매에 나선 결과다.
해외투자자들은 엔화 매수포지션을 크게 줄이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보면 투기자금의 엔화 순매도액은 지난 23일에만 2조2500억 엔이다.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07년 6월의 2조3500억 엔에 육박하는 수치다.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면서 미·일 간 금리차에 대한 부담감도 엔화 약세를 부추긴 요인이다.

1일 열리는 미 연준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엔화 환율이 더 추락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엔화 투매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 금융당국에서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때마다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26일 이후 하루 평균 1엔씩 엔화 약세를 보이자 당국도 손을 놓고 있기 힘든 상황이다.

일본 재무성도 투기세력에 의한 환율 변동폭 확대를 경계 중이다. 국민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의 환율 개입은 지난 2022년에도 세 차례나 있었다.
재무부의 지시로 중앙은행이 시행하는 방식이다. 재무부는 이번에도 ‘노 코멘트’ 입장이다. 하지만 당국과 시장 사이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무한정 개입할 수도 없다. 일본의 외환보유고는 2월 기준 1조2810억 달러다. 하지만 대부분은 미국 국채로 보유 중이다.

미 국채를 팔아서 외환시장에 개입하려면 미국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미 국채를 팔고 달러를 사는 과정에서 미 국채수익률이 오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일본의 신용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엔화 불안은 한국 원화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