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나 T맵 지도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구축한 수치지형도를 활용한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환경에서 정밀지도 데이터의 가치는 무한대에 가깝다.
지도에 표시된 건물·도로명 등의 정보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첨단 산업을 위한 핵심 인프라에 지도 데이터를 포함할 정도다. 국내 정밀지도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1.7% 정도다. 시장 규모도 올해 4153억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정밀지도는 인공지능(AI)은 물론 각종 데이터 분석이나 자율주행차·드론 운용에도 필수적이다. 물류·배달 시장 규모가 2023년 기준 35조원을 돌파한 것도 실시간 위치기반 전자지도 서비스 덕분이다.
플랫폼 시장 역시 연 매출 1조원 시대다. 구글 등 해외 기업이 정밀지도를 확보하려고 애쓰는 이유다.
표면적인 목적은 관광객에 대한 편의 제공이다. 구글 지도에서 한국어 서비스가 원활해지면 외국인의 이용 편의성을 높여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내 데이터 정보가 구글의 기술력을 더하면 산업과 기술 발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무시하기 힘들다. 하지만 구글앱 정밀지도에는 국가 인프라나 군사 시설도 표기돼 있다.
유출 시 안보에 치명타를 가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정밀지도가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자국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다. 현재 국내 내비게이션 앱 사용자 점유율을 보면 티맵, 카카오, 구글 지도 순이다.
구글의 목표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일 수 있다.
나아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비관세 장벽 주장에도 대비해야 한다. 디지털 주권과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