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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한국 편의점 산업의 성숙기와 맞춤형 혁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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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한국 편의점 산업의 성숙기와 맞춤형 혁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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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편의점 산업은 성숙기를 지나 노년기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GS25와 CU는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면서 기존 성장 모델의 한계가 드러났다. 내수 경기 침체와 고물가, 5만 개가 넘는 과포화 점포 환경에서 단순 점포 확대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

편의점 산업은 기존 양적 성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GS25는 건강기능식품, CU는 뷰티·생활 잡화를 내세워 2030세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상품으로 단순 판매 확대가 아닌 소비자 경험 중심의 성장 동력을 찾아, 소비자 경험 중심 혁신이 시작되고 있다.

2025년 한국 편의점 산업은 36년 만에 점포 수 감소와 영업이익 하락이라는 변화를 맞으며 질적 성장으로 전환 중이다. 점포 리뉴얼, 매대 콘텐츠 강화, 휴게 공간 확충, 건강·뷰티 상품 확대 등 무인 결제와 디지털 전환으로 운영의 효율성과 소비자 경험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편의점의 기능은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생활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화장품매장 설치로 매출을 두 배 이상 늘렸고, GS25는 건강·뷰티 특화 매대를 확산했다. CU도 건기식과 뷰티 상품 확대 등 성장 기반을 위해 소비자 경험 중심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산업에서 소비 트렌드는 개인화, 디지털 경험 강화, 지속 가능성, 편리성 추구 등이다. 한국 소비자도 건강과 친환경, 로컬 소비에 관심이 커 유통·물류 기업의 신속한 경영 혁신이 절실하며, 편의점 산업은 미래 생존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략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산업은 전통적 소매 모델을 벗어나 소비자 경험 중심의 복합 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그러나 과도한 출점과 포화한 상권 경쟁,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부상으로 수익성은 계속 하락하며, 본사는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기반 맞춤 서비스, 신유통 모델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은 편의점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정육류와 신선식품 매출 증가를 이끌며 골목 상권과 편의점 소비 활성화에 기여했다. 간편식과 가정간편식(HMR)의 성장세와 맞물리며 편의점이 지역 소비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긍정적 흐름을 강화했다.

소비쿠폰 정책은 내수 진작과 취약 계층 지원을 목표로 하지만 품목과 사용처 불균형, 형평성 논란이 존재한다. 중앙정부가 기본 틀을 제시해도 지방 부담과 예산 경쟁이 발생하며, 단기적 효과는 분명하지만 지속 가능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 사회적 형평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편의점은 구멍가게를 대체하며 24시간 운영과 브랜드 신뢰를 무기로 청년, 1인 가구, 맞벌이 가구의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무분별한 확산은 기존 자영업 기반을 무너뜨렸고, 소비로 발생한 수익이 지역 내 순환되지 않고 본사로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켰다.

점포 운영의 주체가 지역 주민임에도 불구하고 상품 구성과 가격 정책, 마케팅은 본사 주도로 이루어진다.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유통은 쉽지 않으며, 소비자는 획일적 상품과 서비스에 종속된다. 일부 브랜드가 지역 농산물과 중소기업 제품을 도입하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2018년 체결된 ‘편의점 산업 거래 공정화 자율규약’ 이후 편의점은 일정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2025년 상반기 주요 3사의 매출 감소는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 상권 변화와 점포 수 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산업 구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도한 출점과 중복 점포는 점주 수익 악화와 폐점으로 이어지며 신규 출점의 악순환을 만든다. 이는 산업 지속 가능성에 위협을 주며 전문가들은 출점 규제 강화와 점포 재배치 필요성을 강조한다. 대형 유통기업도 점포 리뉴얼과 효율화 전략으로 경쟁력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의 성장은 편의점의 입지를 점차 약화시키고 있다. 배달 플랫폼, 라이브커머스, 새벽배송 등은 가격 경쟁력과 물류 편의성을 앞세워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을 흡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전략 전환과 혁신 없이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는 AI 기반 맞춤 서비스, 무인 점포, 지역 특화 상품, 커뮤니티 연계 등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뷰티, 건강기능식품, 커피 배달 등의 시도는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맞춤형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에 활로를 열려는 경영전략이기에,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