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

수율은 곧 반도체 기업의 생존을 뜻한다. 40%와 60%의 수율 차이는 불량률과 원가 경쟁력에서 20~30%의 격차를 만들어 낸다. 이는 시장 점유율 확대, 고객 신뢰 확보, R&D 투자 회수 기간 단축 등으로 바로 연결된다. 실제로 올해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한국 기업이 수율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시장 주도권 상실은 시간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TSMC의 성과는 한국반도체 산업이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추격자’에서 ‘후발주자’로 밀려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첨단 미세공정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술만이 아닌 현장 혁신, 전사적 품질경영, 리더십의 결합이 전제되어야만 수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세 가지 해법
첫째, 현장의 데이터 기반 혁신이 필수적이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 적극적인 품질분임조 활동, 그리고 전사적 품질경영(TQM)으로의 연결이 필요하다. 미세한 개선의 축적이 전체 수율 제고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둘째, 기업 리더십의 전략적 선택이 관건이다. 단기 실적에만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 R&D 투자와 실패 경험의 체계적 축적, 그리고 품질 혁신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현장의 개선이 기업 전체 경쟁력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경영전략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정부는 소재·장비·설계 등 밸류체인 전반의 자생력을 키우고, R&D 세제 지원·규제완화·신속한 인허가 등 실질적 지원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 기술 동맹 확대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혁신과 품질경영이 생존의 열쇠
TSMC의 2나노 수율 혁신은 단기적 기술 성취가 아니다. 현장 주도의 지속적 개선, 전사적 품질경영, 그리고 리더십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이루려면, 근본적 혁신과 생태계 강화, 그리고 전략적 리더십으로 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2나노 시대, 경쟁력 확보의 열쇠는 결국 ‘수율 혁신’에 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