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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거울과 착각, 인간과 권력의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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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근의 단상] 거울과 착각, 인간과 권력의 성찰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거울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거울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비추는 장치이자 욕망과 결점을 드러내는 도구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거울을 진실의 창으로 쓰지 않는다. 자신을 합리화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존재를 확인하려 하는 것이 인간 본성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을 “자기 자신 앞에 서는 존재이지만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라 했다. 인간은 자신을 안다고 믿지만, 그 믿음은 종종 착각이다. 자기 이해는 어렵고 고통스럽다. 자신을 속이는 순간 현실은 왜곡되고, 왜곡된 거울은 자아 분열과 인간성 상실의 출발점이다.

시인들은 거울을 성찰의 상징으로 노래해 왔다. 거울은 외모를 비추는 물건이 아니라 내면 균열을 드러내는 철학적 장치이다. 사람은 거울 앞에서 진실해지지만 동시에 거짓도 떠올린다. 모순 속에서 인간은 이상과 현실을 조율하며, 거울은 인간 불완전함을 보여주는 도구이다.

현대 심리학은 거울 의미를 ‘투사(projection)’로 설명한다. 세상은 내면을 비추는 가상현실이며, 타인은 나의 감정과 그림자를 반사하는 배우이다. 누군가를 비난할 때 우리는 자신 안의 불안을 마주한다. 타인 감정은 무의식적 자기 반영이다. 따라서 거울은 인간 내면의 무대이다.
필자는 거울 명상은 투사 구조를 되돌리는 시도라고 본다. 자신을 바라보는 행위는 반성과 수용의 과정이다. 명상가들은 거울 속 자신을 응시하며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완전한 해방은 불가능하다. 거울은 늘 인간 불완전함을 비춘다. 그것이 숙명이자, 성찰 이유이다.

심리학자들은 착각을 인간 생존 기술이라 말한다. 인간은 스스로를 속이면서 살아간다. 착각은 현실을 견디고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그러나 착각이 성장에 기여하지 못하면 고립을 만든다. 거울은 이 경계에서 인간 진실을 가리며, 자기기만은 결국 자기 붕괴로 이어진다.

글로벌 세상을 비추는 거울은 마음의 반영이다. 타인의 말과 사건 해석, 관계 방향 모두가 내면 상태를 드러낸다. 사람은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재구성된 세상을 본다. 현실을 바꾸려면 먼저 마음의 거울을 닦아야 한다. 흐린 거울은 왜곡을, 맑은 거울은 진실을 비춘다.

인간은 평생 거울 앞에 선다. 거울은 변하지 않지만, 속의 나는 항상 변한다. 타인 눈에 비친 나를 좇는 순간 진짜 나는 사라진다. 거울 속 자신과 화해하는 일은 평생 배워야 할 철학이다. 성찰 없는 삶은 방향 잃은 배 같으며, 진정한 삶은 내면 거울을 마주하는 데서 시작된다.

오늘날 정치도 거울 풍경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지도자들은 자신이 ‘정의 중심’이라 믿는다. 그러나 그 믿음이 현실을 왜곡하면 국정은 혼란에 빠진다. 리더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잃으면 권력은 착각이 된다. 정치의 거울은 국민이다. 국민 시선을 잃은 권력은 허상 속에 갇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외치면서, 자국민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 비자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올렸다. 그러나 농촌 병원과 학교는 인력난으로 붕괴 직전이다. 애국이 착각으로 변질됐다. 그는 자국 보호를 외쳤지만, 현실은 고립이었다. 선의가 무지로 변하면, 국가는 흔들린다.

트럼프는 중동 평화협정을 자화자찬하며 자신을 영웅이라 칭송했다. 그러나 과학계는 연구비 삭감이 미국 미래를 훼손했다고 봤다. 주요 연구소가 문 닫고 젊은 과학자가 떠났다. 과학은 미래를 보는 눈이지만, 그는 단기성과에 집착했다. ‘국가 우선주의’는 국가 쇠퇴의 이름이다.

한국 이재명 대통령은 물가 폭등을 시장 실패로 규정하고 정부 개입을 강화했다. 그러나 진짜 원인은 공급 불균형과 유통망 왜곡이다. 정부가 시장을 직접 통제해도 물가 안정은 어렵다. 시장 자율성이 사라진 곳에는 왜곡이 자라며, ‘정부가 하면 된다’는 믿음은 위험한 착각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정치 개입 의혹 속에서도 사법 독립을 강조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 소위 ‘개딸’들의 정치적 해석은 법치와 거리를 두지 못한 착각이었다. 사법부는 국민 신뢰를 지키려 정치 언어에서 벗어나야 하며, 독립성 확보가 민주주의 안정의 핵심임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는 ‘착각의 정치’로 넘친다. 대통령은 자신이 중심이라 믿고, 기업은 시장 법칙 초월을 착각하며, 선동가는 사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 그러나 시장은 균형을 찾고, 과학은 진실을 향하며, 국민은 조용히 판단한다. 리더십 본질은 성찰이며, 두려움 없는 권력은 착각으로 흐른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