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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회에서 1년 반 낮잠 잔 '반도체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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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회에서 1년 반 낮잠 잔 '반도체특별법'

산업부 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산업부 장용석 기자
반도체특별법(반도체산업 생태계 강화 및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이 다음 달 처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여야가 이 법안을 발의한 지 무려 1년 6개월 만이다. 정치권은 반도체 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해 법안 제정이 시급하다면서도 지금까지 법안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자기들의 이해관계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외면한 사이 경쟁 국가들은 반도체 지원법을 조속히 지정하고 자국 기업들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인텔 지분을 매수해 직접적인 지원에 나섰고, 일본은 글로벌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 유치에 성공해 2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이쯤 되면 정부를 등에 업은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각자도생이라는 현실에 처했음에도 좋은 실적을 기록하거나 개선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저력이 놀라울 정도다. 주목해야 할 점은 두 기업의 선전 뒤에 기술이라는 핵심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최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개한 '글로벌 AI 인력 현황-국내외 관련 지표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기준 인공지능(AI) 인재 순유출국으로 분류됐다. 순유출국이란 유입된 인재보다 해외로 유출된 인재가 많은 나라를 뜻한다. 이는 기술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주요 인재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반도체 산업과 AI 등 첨단 산업을 지원하고 인재를 육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는 점에서 희망은 남아있다. AI 등 반도체 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