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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화폐 발행액은 경기 불확실성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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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화폐 발행액은 경기 불확실성 지표다

민간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210조6956억 원이다. 사진은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민간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210조6956억 원이다. 사진은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민간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210조6956억 원이다.

1년 만에 17조5437억 원(9.1%)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시중의 현금 보유액은 한국은행 창구에서 나간 화폐 발행액에서 은행이 보유한 시재금을 뺀 수치다.

은행의 시재금은 거의 일정하므로 한은의 화폐 발행액이 시중의 현금인 셈이다. 시중 현금 보유액이 지난 20년간 185조 원 늘어난 것도 경제성장에 따른 것이다.
한은의 화폐 발행액은 경기 추이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화폐 발행액이 2020년 17.4%, 2021년 13.6%로 상승한 것은 기준금리를 0.5%로 내린 결과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제주체들이 현금 보유를 늘렸다는 의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2022년 화폐 발행액은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3년 시중 현금 증가율은 3.6%로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을 정도다. 금리 인하와 함께 정부에서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금 지급도 늘렸다.

과거 5만원권 지폐를 발행했던 2009년 당시에도 시중 현금이 6조50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던 사례도 있다.

6조5000억 원은 이전 4년 평균(1조5000억 원)을 거의 4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10만원권 수표 발행 수요를 지폐가 흡수한 결과다.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였던 2013년(9조 원)과 2014년(11조6000억 원)에도 현금 수요가 폭증했다. 세원(稅源) 노출을 꺼리는 현금 수요가 증가한 탓이다.

최근 현금 확보 열풍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대통령 탄핵에다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이 경제주체의 현금 수요를 자극한 셈이다. 화폐 발행액 증가는 통화정책 운용과 금융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지급준비율에 맞춰 한은에 법정지급준비금을 맞추려면 기존 대출을 대규모로 회수해야 한다. 한은에서 환매조건부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