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인도가 잠정 무역 합의의 틀에 합의하면서 의류·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과 항공·자동차 부품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반면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오는 인도 정유사와 주류·와인 업계는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인도산 제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50%에서 실효세율 기준 18%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에 맞춰 인도는 미국산 제품 5000억 달러(약 730조 원)를 구매하고 농산물과 제조품, 화학제품, 의료기기 등 일부 품목에 대한 무역 장벽을 철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세부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인도 금융시장도 안도하는 모습이다. 인도 증시는 상승했고 루피화는 달러 대비 3년 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대표 지수인 니프티50 지수는 한 주 동안 3.5% 올랐다.
니틴 자인 코탁 마힌드라 자산운용 싱가포르 최고경영자(CEO)는 “기다려온 미·인도 관세 합의가 인도 경제와 금융시장, 통화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최적지로 인도가 부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 의류·신발 업계 최대 수혜
인도는 미국에 의류와 신발, 보석류를 공급하는 주요 국가다. 그동안 높은 관세 부담으로 기업들이 비용을 떠안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관세율이 18%로 낮아진다.
인도 최대 의류 수출업체 가운데 하나인 펄 글로벌 인더스트리는 이번 합의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팔랍 바네르지 펄 글로벌 인더스트리 대표는 “관세 부담이 사라지면서 할인 압박도 해소돼 2월 이후 수익성이 직접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갭과 랄프 로렌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월마트 협력사인 웰스펀 리빙과 키텍스 가먼츠도 주문 증가가 예상된다. 보석·귀금속 업체인 라제시 익스포츠와 타이탄 역시 즉각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 항공·자동차 부품도 호재
항공우주·항공 산업도 이번 합의에서 주목받았다. 미국은 인도산 항공기와 항공기 부품 일부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아퀴스의 아라빈드 멜리게리 회장은 “미국 기업들이 인도에서 조달하는 항공우주 부품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9200억 원)를 넘는다”며 “일부 부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은 현금 흐름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소나 BLW 프리시전 포징스와 삼바르다나 모더슨 인터내셔널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2025년 3월까지 1년간 미국에 62억 달러(약 9조500억 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을 수출했다.
다만 완성차 분야에서는 전기차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됐고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도 배기량 3000cc 초과 차량으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마힌드라 앤드 마힌드라와 타타 모터스는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인도 정부는 배기량 800cc 초과 1600cc 미만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이는 인도 고급 이륜차 시장에서 아이셔 모터스와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전망이다.
◇ 정유·주류업계는 부담
이번 합의에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 문제는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구매할 경우 25%의 징벌적 관세를 재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인도석유공사와 바라트 석유공사,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등 정유사들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정제해 수익성을 높여왔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2025년 6월 하루 200만배럴을 넘겼다가 최근 100만배럴 아래로 줄어든 상태다.
주류·와인 업계도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인도가 와인과 증류주에 대한 장벽을 철폐하면서 디아지오 인도 법인과 술라 빈야즈 등 현지 업체들은 유럽·미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미국산 와인에는 최소 수입 가격이 적용되고 관세 인하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