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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신도시 자연친화적 개발한다더니 숲도 실개천도 사라진 황무지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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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신도시 자연친화적 개발한다더니 숲도 실개천도 사라진 황무지로 만들어

[풍수지리학자가 본 자연친화도시 개발 유감]
자연 지형 그대로 보존하는

도시개발 방식으로 변해야

생태주거단지 만들 수 있어

요즘 서울을 벗어나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15분정도 내려가다 보면 기흥인터체인지를 지나 고속도로 왼쪽에 시뻘건 황토빛 속살을 드러낸 구릉지에 고층 아파트들이 비 온 후 죽순 솟듯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2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동탄2신도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2008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으며 그 규모는 726만 여평에 달하여 현재 완성단계에 이른 동탄1신도시 273만평과 한 몸을 이루게 되면 1000만평에 달하는 거대도시가 된다. 1000만평이라는 도시규모는 짐작하기가 쉽지 않아 성남분당이 594만평, 고양일산이 476만평이라는 것과 비교해 보면 동탄신도시의 규모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탄 신도시 개발구역내의 산을 깎고 있는 현장이미지 확대보기
동탄 신도시 개발구역내의 산을 깎고 있는 현장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0년 초에 동탄1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도시전역을 공원, 녹지, 광장, 하천 등으로 종횡연결하는 녹지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야심찬 계획을 제시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친화적인 도시를 건설하려면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고 녹지를 그대로 도시공간에 끌어들이는 것이 자연친화적인 개발방식이다. 그러나 도시개발이 시작되자 도시개발구역안의 모든 산하는 예외 없이 나무는 잘리거나 뿌리 채 뽑혀나가고 산야는 삭발하듯이 뻘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하며 도시 전 지역은 황무지가 되다시피 했다. 그 황무지 위에 바둑판처럼 반듯한 길과 하천을 새로 내고 그 사이에 아파트단지를 조성하고 큰 나무들을 새로 옮겨 심으며 생태가 자취를 감춘 인공적인 도시를 만들어 냈다. 그야말로 큰 캔버스 위에 종이공예 하듯이 맨땅위에 도시를 만들어낸 것이다. 엄청난 노력과 정성을 쏟은 한국토지공사(현재의 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 여러분께 박수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완성단계의 동탄1신도시이미지 확대보기
완성단계의 동탄1신도시
그러나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도시위에 인공조성 된 자연에는 생태가 사라지고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과 반듯한 하천, 열 맞추어 늘어선 가로수 사이에서 자연친화적으로 개발한 도시라는 느낌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동탄1에 이어 동탄2도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자연친화도시구현’을 목표로 세우고 자연지형에 순응하는 쾌적한 환경친화적인 신도시건설을 위해 다시 동탄벌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도시를 건설할 때마다 산하가 헐벗어야 하는 도시개발방식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동탄의 동쪽에 위치는 무봉산 줄기는 여러 개의 능선을 동쪽으로 뻗어 내리며 능선마다 푸르른 산림이 우거져 있고 골마다 하천이 흘러내려 산하가 잘 어우러진 ‘터’다. 풍수지리적으로도 몇 가지 지형적 결함을 보완한다면 살기 좋은 ‘터’로서 손색이 없는 지형이다. 자연친화적인 도시를 건설하려면 숲이 우거진 산과 물이 흐르는 하천은 자연 그대로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것이 도시건설 후에도 생태환경이 그대로 보존되는 자연친화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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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신도시 개발구역내의 산을 깎고 있는 현장
근대화 이후 우리 국토는 늘어나는 인구와 팽창하는 개발수요에 대처하기 위하여 공급에 초점을 맞춘 토지정책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난개발과 생태계훼손 등의 환경문제를 초래하여 왔다. 1960년대 산업화 및 경제개발정책의 추진과 더불어 시작되어 신도시건설은 울산공업기지 배후도시 건설을 시초로 하여 포항, 구미, 여천, 반월(안산), 창원, 광양 등이 건설됐다.

1980년대 들어 정부는 신도시개발을 위해 관련 법제를 정비하고 많은 신도시들을 개발했으며 이때 1기신도시라 불리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의 5개 대규모 주거단지를 개발했다.

2000년대 들어서 제1기 신도시에서 나타난 문제점들과 비계획적 난개발의 문제점을 불식하고 수도권의 과밀화 해소와 부족한 주택공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교, 동탄, 김포, 파주, 송파 등 10개의 제2기 신도시가 수도권에서 계획·개발되고 있다.

이전에 건설된 수도권의 신도시개발은 개발에만 치중한 결과 자연환경의 훼손과 도시환경 문제를 발생시켜 환경과 도시공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제2기 신도시는 단순히 대량의 주택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입주민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국민소득 수준의 상승으로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대와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의 확대라는 사회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공사 중인 동탄2신도시이미지 확대보기
공사 중인 동탄2신도시
2000년대 들어서 환경을 중시한 도시개발의 대안으로서 생태도시(Eco-city)가 부각되고 있다. 생태도시란 도시의 구조와 기능이 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구상되어 환경에 미치는 부하가 적을 뿐만 아니라 대체로 자연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적절한 신진대사(metabolism), 즉 다양성·자립성·안전성·순환성이 유지되고 동·식물을 포함하는 자연과의 공생을 근간으로 하는 자연친화적 도시를 말한다.

생태도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이루어진 배경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환경과 개발에 대한 UN회의 이후 이는 도시개발 개념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세계 각국은 종전의 개발지향적인 패러다임을 환경친화적 도시개발에 대한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존 도시개발에 대한 반작용으로 생태도시 또는 생태건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공공은 물론 민간 부문에서 다양한 관점의 환경친화적 개발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주거단지를 비롯하여 각종 도시개발의 생태적인 접근은 도시환경 및 생활의 질 향상은 물론 국가 차원의 환경문제를 총체적이며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토건설의 기본방향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브라질의 생태도시 구리치바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의 생태도시 구리치바
생태도시는 자연을 인위적으로 고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자연상태로 보전하고 유지하는 가운데 건설되어야 한다. 이러한 생태 개발 논리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풍수지리이론이다. 풍수는 우리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자연환경을 슬기롭게 이용하고자 하는데서 출발하여 터득한 경험이다. 동양, 특히 동북아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주거환경의 선택에 풍수를 활용하며 자연의 이점을 최선의 방법으로 이용해왔다. 그 논리의 바탕에는 자연의 보전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이는 자연친화라는 의미와 생태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자연의 좋은 지형을 그대로 보존하여 도시를 개발하는 방법이야 말로 자연친화적인 도시개발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풍수논리를 적용한 도시개발이 생태도시적 개발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제 산을 깎고 자르고 하는 도시개발방식에서 벗어나 개발과 보존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자연을 보존하는 개발방식, 즉 풍수지리논리를 적용한 한국적인 생태도시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볼 때다.
문인곤 풍수지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