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학자가 본 자연친화도시 개발 유감]
자연 지형 그대로 보존하는도시개발 방식으로 변해야
생태주거단지 만들 수 있어
요즘 서울을 벗어나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15분정도 내려가다 보면 기흥인터체인지를 지나 고속도로 왼쪽에 시뻘건 황토빛 속살을 드러낸 구릉지에 고층 아파트들이 비 온 후 죽순 솟듯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2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동탄2신도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2008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으며 그 규모는 726만 여평에 달하여 현재 완성단계에 이른 동탄1신도시 273만평과 한 몸을 이루게 되면 1000만평에 달하는 거대도시가 된다. 1000만평이라는 도시규모는 짐작하기가 쉽지 않아 성남분당이 594만평, 고양일산이 476만평이라는 것과 비교해 보면 동탄신도시의 규모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탄1에 이어 동탄2도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자연친화도시구현’을 목표로 세우고 자연지형에 순응하는 쾌적한 환경친화적인 신도시건설을 위해 다시 동탄벌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도시를 건설할 때마다 산하가 헐벗어야 하는 도시개발방식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동탄의 동쪽에 위치는 무봉산 줄기는 여러 개의 능선을 동쪽으로 뻗어 내리며 능선마다 푸르른 산림이 우거져 있고 골마다 하천이 흘러내려 산하가 잘 어우러진 ‘터’다. 풍수지리적으로도 몇 가지 지형적 결함을 보완한다면 살기 좋은 ‘터’로서 손색이 없는 지형이다. 자연친화적인 도시를 건설하려면 숲이 우거진 산과 물이 흐르는 하천은 자연 그대로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것이 도시건설 후에도 생태환경이 그대로 보존되는 자연친화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1980년대 들어 정부는 신도시개발을 위해 관련 법제를 정비하고 많은 신도시들을 개발했으며 이때 1기신도시라 불리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의 5개 대규모 주거단지를 개발했다.
2000년대 들어서 제1기 신도시에서 나타난 문제점들과 비계획적 난개발의 문제점을 불식하고 수도권의 과밀화 해소와 부족한 주택공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교, 동탄, 김포, 파주, 송파 등 10개의 제2기 신도시가 수도권에서 계획·개발되고 있다.
이전에 건설된 수도권의 신도시개발은 개발에만 치중한 결과 자연환경의 훼손과 도시환경 문제를 발생시켜 환경과 도시공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제2기 신도시는 단순히 대량의 주택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입주민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국민소득 수준의 상승으로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대와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의 확대라는 사회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생태도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이루어진 배경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환경과 개발에 대한 UN회의 이후 이는 도시개발 개념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세계 각국은 종전의 개발지향적인 패러다임을 환경친화적 도시개발에 대한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존 도시개발에 대한 반작용으로 생태도시 또는 생태건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공공은 물론 민간 부문에서 다양한 관점의 환경친화적 개발사업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생태주거단지를 비롯하여 각종 도시개발의 생태적인 접근은 도시환경 및 생활의 질 향상은 물론 국가 차원의 환경문제를 총체적이며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토건설의 기본방향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자연의 좋은 지형을 그대로 보존하여 도시를 개발하는 방법이야 말로 자연친화적인 도시개발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풍수논리를 적용한 도시개발이 생태도시적 개발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제 산을 깎고 자르고 하는 도시개발방식에서 벗어나 개발과 보존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자연을 보존하는 개발방식, 즉 풍수지리논리를 적용한 한국적인 생태도시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볼 때다.
문인곤 풍수지리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