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남구 호당 평균 전셋값 9246만원↑...수도권 월세전환율 급격한 상승세
이미지 확대보기한 모씨는 “그나마 월 10만원씩으로 줄여서 다행”이라며 “요즘 집주인들은 목돈이 급히 필요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열의 아홉은 전세 재계약보다는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최대한 늘리거나 그나마 반전세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자기가 전세를 내놔야 하는 임대인이라도 비슷하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누가 전세를 내놓느냐는 것이다. 최근 신임 강호인 국토부장관도 지난주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치솟는 전셋값에 대한 대책마련을 집중 요청받았다. 강 장관은 임대주택 공급 확충이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가장 긴급하고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하면서 전월세시장을 구조적으로 안정시키려면 임대주택 재고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강남구 아파트들의 평균 전셋값은 1억원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부동산114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강남구는 호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9246만원 올라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으며, 송파구(7760만원↑), 서초구(7411만원↑), 마포구(6102만원↑), 강동구(5793만원↑), 강서구(5339만원↑), 동작구(5332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 강북권에서는 마포와 성북이 각각 5000만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아파트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다가구 및 다세대주택으로 몰리면서 올 1~9월 서울 다가구·다세대주택의 월세 거래비중이 4년 만에 처음으로 50%를 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서울의 경우 내년에도 재건축 및 재개발 이주수요가 6만여 가구로 추산되는 반면 입주 물량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만여 가구에 불과해 당분간 ‘월세선호’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월세 및 반전세 시대...올해 매매가대비 전세가율 수도권이 지방 처음으로 앞서
일각에선 전세가격 상승으로 매매전환 수요도 늘어나 주택시장이 활력을 찾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반대로 일부 전세가구는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돌린 `반전세` 계약 형태로 전환해 월세가구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임차가구 중 월세가구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임차가구 중 월세가구는 2012년 50.5%에서 작년 기준 55%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전세가구는 2012년 49.5%에서 작년 45%로 줄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3분기 부동산시장 동향’에 따르면, 3분기 아파트 매매가대비 전세가율은 72.9%를 기록했으며,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72.9%, 지방 5대 광역시가 72.6%로 수도권 전세가율이 지방 전세가율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올해는 수도권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상당수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또 “2011~2013년까지 부동산 거래 침체기를 겪자 최근 4년 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월세거래 비중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며 “올해 수도권(33%→38%)은 지방(44%→46%)보다 작년대비 월세거래 비중 증가폭이 컸다”고 강조했다.
지방도 2005년을 전후해 매매가격 정체가 지속되자 월세전환이 급격하게 진행된 상태다. 지방에서 월세거래 비중이 50%가 넘는 곳은 계속 증가추세에 있으며, 경북(52%)과 전북(51%)은 올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부산은 56%로 전국 시도단위에서 월세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울산(53%), 경남(53%) 일대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 연구원은 “임차인 입장에서 보면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7.3%)이 은행금리(1년 정기예금 1~2%)보다 높기 때문에 기회비용 측면에서 전세가 유리한 편”이라며 “과거 은행 금리가 10%대로 높았을 때에는 월세로 거주하고, 전세금은 은행에 넣어두는 것이 유리했지만 현재는 시장환경 변화로 임대인과 입장이 바뀐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러한 월세선호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저금리와 함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탓을 들고 있다. 즉 집값에 대한 기대가격 상승률이 낮기 때문에 임차인들이 전세를 선호하고 있지만, 공급은 시간이 갈수록 급격하게 줄면서 높은 월세를 감안하면서도 집을 안 산다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고공행진 중인 전셋값에 대한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로 대출대책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는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 등 단기적으로 주택공급을 크게 늘릴 수 없다면 최소한의 전월세 가격안정을 위한 단기적인 방안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전월세 전환율 하향조정 및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등을 조속히 처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월세전환이 빨라질수록 세입자 입장에선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전세에 대한 희소성으로 말미암아 한편으론 전셋값 상승세를 부축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서울의 경우 입주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이러한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매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면 전셋값도 다소 주춤할 수 있고, 월세전환도 그에 따라 속도가 조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인웅 기자 ciu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