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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청약 시장 찬바람 '쌩쌩'…부동산 시장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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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청약 시장 찬바람 '쌩쌩'…부동산 시장 초긴장

단지별 입지·분양가 등 따라 '청약 흥행' 양극화 가능성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출 규제·금리 인상 여파로 아파트 청약시장에도 냉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출 규제·금리 인상 여파로 아파트 청약시장에도 냉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부동산 청약 시장 열기가 새해 들어 빠르게 식고 있다.

최근 집값을 고점으로 인식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정부의 대출 규제·금리 인상 영향에 아파트 매매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이런 여파로 청약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공급 물량이 풀리더라도 대출 여부나 분양가 수요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청약에 대한 관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부동산 포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5.5 대 1로 지난 한 해 평균(19.7 대 1) 보다 하락했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경쟁률은 31 대 1에서 17.4 대 1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지방에서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 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공급된 전남 순천시 ‘순천 오네뜨센트럴’은 전용면적 84m²B와 130m² 주택형 부문에서 청약 접수가 미달했다. 120세대가 공급된 전용면적 84m²B는 1순위 청약통장(해당지역)이 75개 접수되는 데 그쳤다. 130m² 유형도 30채 공급에 해당 지역의 1순위 청약통장이 15개만 접수됐다.

충남 천안시에서 청약 접수가 이뤄진 ‘호반써밋 포레센트 천안 삼룡1지구’ 역시 37세대 물량의 전용면적 76m²B에서 참패를 맛봤다. 해당 지역 1순위 청약을 신청한 인원은 25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8일 진행된 ‘한화 포레나 포항 2차’ 청약은 총 323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627건의 청약을 기록하면서(경쟁률 평균 1.94대 1)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 포항 지역에서 청약 미달이 잇따르고 있는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포항에서 청약을 받은 10개 단지 중 7개 단지가 2순위에서도 모집 세대 수를 채우지 못했다.
청약 시장은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냉각기를 지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자이 더 스타’ 무순위 청약에는 84세대 모집에 765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9.1 대 1에 이르는데, 최근 몇 년간 수도권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최고 수천 대 1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7일 1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 오션 SK뷰’는 대부분 평형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1114세대 모집에 4664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4.2대 1에 그쳤다.

그동안 송도는 인천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청약자들이 몰린 지역이지만, 이번 청약에선 흥행 실패했다.

전용면적 84㎡B형 1순위 모집에는 25명만 접수해 경쟁률 1.04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형 6개 유형과 전용 137·139·141㎡T형은 저조한 성적에 2순위 청약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에는 올해 청약 시장은 예년처럼 열기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부터 중도금뿐 아니라 잔금 대출 시에도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규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수요자들의 시장 진입도 예전보다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월별 청약통장 가입자는 지난해 8월 10만3728명에서 10월 6만1262명·12월 1만7872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국에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데다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수 심리가 주춤한 영향도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자료에 따르면 내달 전국 일반분양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배 이상 많은 5만544세대로 추정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연구소장은 “연초는 주택 시장의 비수기라 현재 물량이 많다고 할 수 없다"면서 "청약의 경우 서울‧경남 지역 경쟁률이 양호한 편이고 그 외 지역은 저조하다”고 말했다.

함 소장은 이어 “대출 여부‧분양가의 적정 수요‧대기 수요의 움직임‧면적 유형 등 여러 요인 따라 사업지별 편차가 크기에 예정 물량이 많은 것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건 다른 문제”라며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가 예정돼 지금의 청약 경쟁률 기조가 계속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