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불법 전매분양권, '선의의 피해자'는 구제 받는다

글로벌이코노믹

불법 전매분양권, '선의의 피해자'는 구제 받는다

내막 모르고 매수…국토교통부 "위법 없으면 계약 유지" 인정
불법 전매된 분양권을 매수했어도 매수 과정에 위법 행위가 없으면 주택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는 국토부의 판단이 나왔다. 예전에는 견본주택 주변에서 분양권 매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무관함. 사진=최환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불법 전매된 분양권을 매수했어도 매수 과정에 위법 행위가 없으면 주택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는 국토부의 판단이 나왔다. 예전에는 견본주택 주변에서 분양권 매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무관함. 사진=최환금 기자
불법 전매된 분양권을 샀더라도 매수 과정에 위법 행위가 없으면 주택 계약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부정 청약의 경우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항이 마련돼 있지만 이와 달리 불법 전매의 경우는 모두 '계약 취소 대상'에 해당한다는 행정지도가 내려져 있다.

현재 주택법 제65조는 공급질서 교란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주택 청약자가 해당 행위와 관련이 없음을 소명할 경우 주택 공급 계약을 취소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 전매 제한 규정이 있는 제64조에는 이런 조항이 없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요자 A씨가 "불법 전매된 분양권인지 전혀 몰랐다"며 정부·지자체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해 결국 국토교통부에서 "매수 과정에 위법사항이 없으면 계약이 유지된다"며 선의의 피해자에 대해 구제하는 판단이 나왔다.
A씨는 지난 2020년 당시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재개발 아파트 분양권을 구입했다.

그런데 같은 해 12월 '전매 제한을 위반했거나 위반한 양도인으로부터 분양권을 승계한 사실이 확인돼 주택 공급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가 왔다.

당황한 A씨는 B씨와 맺은 분양권 매매 계약서를 다시 들여다봤다. 계약서에는 2019년 6월 최초 당첨된 수분양자가 전매 제한 기간 6개월이 지난 2020년 1월 말 B씨에게 분양권을 적법하게 승계한 내역이 분명히 적혀 있었다.

A씨가 다시 조합과 지자체에 확인해본 결과, 계약서와 달리 최초 당첨자는 6개월이 지나기 전인 2019년 7월 B씨에게 분양권을 팔았다가 경찰 수사를 받는 상태였다.

이에 A씨가 "불법 전매 상황을 몰랐다"며 항의했지만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지도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A씨는 국토부에 거듭 민원을 제기한 후 계약서와 최초 수분양자의 판결문 등을 소명 자료로 제출했다.

국토부는 1년여 만인 지난달 "소명 자료를 검토한 결과 A씨가 산 분양권 전매 행위에 위법 사항이 없다"면서 "사업 주체에게 주택 공급 계약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통보했다. 결국 A씨를 선의의 피해자로 인정한 것이다.

A씨를 대리한 문성준 변호사는 "법에 규정된 주택 환수 조치는 불법 전매 당사자에게만 할 수 있을 뿐"이라며 "A씨처럼 재전매 과정에서 불법 전매를 하지 않은 제3자에게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