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뉴스인] 새내기 기관사의 ‘순간의 판단과 행동’ 대형사고 막았다

공유
1

[뉴스인] 새내기 기관사의 ‘순간의 판단과 행동’ 대형사고 막았다

사소한 징후에서 위험 간파한 코레일 이국한 기관사
문제 발견 후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 돋보여

코레일 입사 3년 차인 이국한 기관사는 사소한 철도 사고의 징후에서 위기를 간파해 신속하게 대처했다. 기관사는 ‘철도안전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감으로 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며 업무에 임하고 있다. 사진=코레일이미지 확대보기
코레일 입사 3년 차인 이국한 기관사는 사소한 철도 사고의 징후에서 위기를 간파해 신속하게 대처했다. 기관사는 ‘철도안전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명감으로 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며 업무에 임하고 있다. 사진=코레일

한 사고 이론에 의하면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반복된다고 한다. 200여명에 가까운 젊은 생명이 안타깝게 사라져간 이태원 참사는 이미 사고가 예견됐었음에도 이를 막지 못해 국민을 더욱 안타깝고 분노케 했다.

사고의 징후와 신호를 포착하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거나 방치를 한다면 이는 비극을 잉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급한 상황을 막아낸 새내기 기관사의 현명하고 신속한 대처는 코레일 조직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안전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전하고 있다.

코레일 소속 3년 차 기관사는 열차 운행 중 목격한 대수롭지 않은 사고의 징후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만약 이를 방관했다면 늘 그랬던 것처럼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수도권광역본부 구로승무사업소 이국한(26) 기관사. 그는 “훼손된 방음벽 패널을 보는 순간 열차 안전운행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새해 첫날 오전 12시경 그는 100km가 넘는 속도로 수도권 전철 1호선 오산대역을 출발해 세마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한다. 운행 중 선로 위 고가도로 방음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너비 2m 정도의 패널을 얼핏 발견했다. 평소 안전에 대한 깊은 인식이 없었다면 별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지나쳐버릴 정도로 아주 사소한 문제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목격한 새내기 기관사의 ‘순간의 판단과 행동’은 돋보였다. 이 기관사는 위험을 간파하자마자 곧바로 가장 가까운 역에 임시 정차해 위험 상황을 알리고 관련 부처에 신속히 보고하는 등 상황을 빠르게 전파했다. 위험을 인지한 순간 머뭇거리지 않고 곧바로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강한 안전의식과 평상시 지속적인 교육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후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코레일 관제실도 신속히 대처했다. 뒤따르는 전동열차를 정차시키고 보수팀이 긴급히 투입됐다. 장비를 이용해 방음벽에 매달린 패널을 제거하며 상황은 마침내 종료됐다. 그의 ‘구체적 행동’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약의 상황을 막아냈다. 새내기 기관사의 신속한 조치와 코레일의 발 빠른 대처가 빛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국한 기관사는 경부, 경인선이 만나는 지점인 구로승무사업소는 선로가 얽히고설켜 있어 매우 위험한 지역으로 늘 안전운행에 집중하고 있다며 안전을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이국한 기관사는 경부, 경인선이 만나는 지점인 구로승무사업소는 선로가 얽히고설켜 있어 매우 위험한 지역으로 늘 안전운행에 집중하고 있다며 안전을 강조했다.


그는 “기관사는 철도안전의 최후의 보루”라며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주의 깊게 살피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레일 한 관계자는 만약 매달려 있던 패널이 전차선에 떨어졌다면 경부선 열차 운행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자칫 전동열차로 떨어졌다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기관사의 신속한 대처는 비록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이를 인지하고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옮겨 만약의 사고에 대비했다는 점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안전의식이 강하다는 것은 안전 지식에 대한 유무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산업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근로자가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안전에 관한 관심이 얼마나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나타나는가의 정도를 말한다.

직업의 특성상 안전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이 기관사는 “이번 신속한 대처는 매달 코레일에서 진행하는 산업안전교육 때문이기도 했지만, 특히 다양하고 이례적인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수시로 알려준 선배님들 덕분”이라며 그 공을 돌렸다. 그는 간접경험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비상 상황 발생 시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미래에 KTX 기장과 관제센터장 등을 거쳐 다양한 경험을 체득한 전문철도인이 되고 싶다”는 이 기관사. 그는 “안전사고는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모두에게 예외 없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어릴 적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안전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만이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