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조1구역 공사가 지난 2일 전면 중단됐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 1일 착공 이후 1년 치 공사비 1800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조합에 공사를 중단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합 내분으로 일반분양이 차질을 빚으면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애초 조합은 올해 상반기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를 마련할 예정이었다.
조합이 내분을 겪는 동안 가장 골머리를 앓은 곳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다. 본래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7월 착공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조합 간의 분쟁으로 약 1년가량 지체됐다.
이후 그동안 오른 공사비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제시했던 3.3㎡당 431만원에서 원자재 가격과 금융비용 상승 등을 원인으로 100여만원 높은 528만원을 요구했다.
이에 일부 조합원은 턱없이 높은 금액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현대건설은 3.3㎡당 517만원에 조합과 최종 합의해 지난 2022년 10월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공사 지연에 공사비까지 상승하자 조합 내부에선 추가 분담금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제2의 둔촌주공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에 따라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은 기존 4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대조1구역의 경우 가구당 1억5000만원의 추가 분담금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현대건설은 조합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아직 시공을 경매에 넘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상 공사를 1년여간 해왔고 언제 돈이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공사를 하다가 설계변경 등에 대해 협의하거나 책임을 분담할 대상이 없다"며 "조합이 공사비를 지급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경매에 부칠 순 없는 상황이어서 정상화까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조1구역은 서울시 은평구 대조동 일대 11만2000㎡ 부지에 28개 동, 2451가구 규모 단지를 짓는 재개발 사업지다. 사업비만 3조원(공사비 5800억원)에 달해 강북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 곳이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