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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또 '암초'...조합장 직무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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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또 '암초'...조합장 직무정지

은마소유자협의회 대표. 투표 절차 하자를 이유로 소송
법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 인용...조합장 즉시 항고
조합 "재판 항고와 함께 재선거 병행 예정"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보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보겸 기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재건축 추진 27년 만에 뽑힌 첫 번째 재건축 조합장이 법원으로부터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받아서다.

조합은 빠른 시일 내 선거를 열고 신임 조합장을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가 지난 12일 이재성 은마소유자협의회 대표가 최정희 조합장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앞서 최 조합장과 이 대표는 작년 8월 열린 은마아파트 조합장 선거에서 서로 맞붙었다. 조합원 3654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최 조합장이 2702표를 받아 이 대표(838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이후 이 대표는 투표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며 법원에 조합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4개월 만에 이 대표 손을 들어줬다.

이 대표 측은 우편투표의 경우 투표지와 함께 신분증을 동봉해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며 사후 신분증을 갖고 오면 유효 처리해줬던 선거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직무가 정지된 최 전조합장은 곧바로 항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조합장은 이달 중 최고 높이를 49층으로 올리는 내용의 정비계획 변경안을 (강남구청에) 접수할 예정이었다.

한편 재건축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조합은 같은 날 새로운 조합장을 뽑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모집 공고를 냈다. 조합은 재건축 일정을 지체할 수 없어 재판 항고와 함께 재선거를 병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임 조합장 선거가 순조롭게 이뤄질 지는 미지수이다. 조합 직무대행자에 대한 소송이 계속되면 선거 자체가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불필요한 분쟁을 지속할 필요가 없고 논의 중인 대안 노선에 협조해 원만한 재건축사업을 도모하는 등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전체 조합원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조치일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2000표 차이가 나도 가처분으로 직무 정지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 다른 조합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28개 동의 4424가구 대단지로 강남 재건축 사업의 대어로 꼽힌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준비하기 시작한 지난 1999년 이래 24년 만에 조합이 설립됐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