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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불공정 하도급 여전...올해 공정위 제재 '줄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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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불공정 하도급 여전...올해 공정위 제재 '줄줄이'

공정위, 22일 유강종합건설 불공정 하도급 제재
지난 14일 지원건설, 지난달엔 태림종합건설 제재
올해 불공정 하도급 제재 17건 중 9건이 건설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하도급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업종의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준수비율이 81.5%로 제조업(91.2%), 용역업(92.9%) 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업종별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준수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하도급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업종의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준수비율이 81.5%로 제조업(91.2%), 용역업(92.9%) 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업종별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준수 현황.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건설사들이 불공정 하도급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달에도 유강종합건설과 지원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태림종합건설이 시정명령을 받았다.

올해 공정위가 적발한 불공정 하도급 사건의 절반 이상이 건설사 문제였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부당특약을 설정하고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지난 22일 유강종합건설에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유강종합건설은 지난 2023년 10월 수급사업자에게 백통신원 제주리조트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공사를 위탁하면서 부당특약을 설정했다.
부당특약 내용은 기성금을 청구금액의 85%만 지급하면서 유보된 하도급대금의 지급시기를 준공 이후 2개월 이내로 유예하는 내용이었다.

또 공사를 위탁한 이후 목적물을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급유예 약정에 따라 유보한 하도급대금 7144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일주일 가량 전인 14일에는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늦게 주고도 그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혐의(하도급법 위반)로 지원건설이 시정명령을 받았다.

지원건설은 지난 2022년 3∼8월 신설동 청년주택 신축공사를 위탁한 뒤 A사에 총 18억원의 대금을 5∼340일 늦게 주면서 지연이자 5378만원을 지급하지 않는 혐의를 받는다.

하도급법 상 원청은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이 지나 대금을 지급할 경우 연 15.5%의 지연이자를 줘야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 지원건설은 또 2022년에는 A사와 ‘공사에 사용하는 강자재에 대한 추가 비용 정산이 없다’는 부당 특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4일에는 태림종합건설이 제재를 받았다. 지난 2023년 7월 당감동 복합국민체육센터 공사 발주자인 부산진구청이 도급 변경 계약으로 공사비를 6600만원 더 주도록 했음에도 수급사업자 A사에는 이를 주지 않은 혐의다.

이처럼 건설업종은 불공정 하도급으로 적발된 사례가 많다. 올해 공정위가 제재한 불공정 하도급 사건 17건 중 9건이 건설사다.

대표적인 재제 사례로는 효성중공업, 성지건설 등이 있다. 심지어 유진건설산업은 지난해 7월 불공정 하도급 행위가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따지 않았다가 올해 4월 고발당하기까지 했다.

공정위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건설사가 하도급대금을 제때 지급한 비율이 81.5%로 주요 업종 중 가장 낮게 나왔다. 평균은 88.4%다.

이 같은 상황은 건설업종이 침체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상반기 건설지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기성은 26조8659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21.2% 감소했다. 건설기성 감소율이 20%를 넘은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3분기(24.2% 감소) 이후 처음이다.

또 리얼하우스 조사에서는 34개 상장 건설업체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부채비율이 203%로 2023년(137%)과 비교해 6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 분야의 경우 유동성 위기로 대금지급기일 준수율이 악화됐다”며 “건설 경기침체 속에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비율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수급사업자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성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eird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