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의도 명물 대신증권 황소상, '포켓몬 고'에서 만날 수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대신증권의 황소상 ‘황우’가 여의도에서 자취를 감춘지 1개월이 넘었지만 사이버 세상에서는 여전히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포켓몬 고(Pokemon Go)에서 황우가 등장한 것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명물이었던 대신증권의 황소상 ‘황우’는 고 양재봉 회장 명예회장이 지난 1994년 김행진 전남대 교수에게 의뢰해 만든 것이다. 여의도에 있던 3개의 황소상 중 가장 오래 됐다. 증권사에서 세운 유일한 황소상이기도 하다. 나머지 황소상은 한국거래소 로비 1층과 한국금융투자협회 정문 앞에 설치 돼 있다.

포켓몬과 대신증권은 아무 관계가 없다. 게임 내에 황우가 등장한 것은 포켓몬 고가 증강현실(AR)을 차용했기 때문이다.
포켓몬 고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포켓스톱을 발견할 수 있다. 포켓스톱은 게임 내에서 이용 가능한 다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장소다. 건물, 랜드마크, 공원 등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다.

포켓스톱에서는 몬스터볼 같이 상점에서 판매되는 아이템들은 물론이고, 판매되지 않는 하이퍼볼이나 슈퍼볼, 회복아이템, 부활아이템, 포켓몬 알 등을 얻을 수 있다. 루어모듈을 설치해 포켓몬을 불러 모으는 것도 가능하다.

근처에 다가서면 푸른색의 정육면체가 아이콘이 둥글게 변하고 이 상태에서 터치하면 게임 내에서 해당 건물이나 조형물 등의 사진이 나타난다. 이때 사진을 드래그하면 사진이 회전하면서 아이템이 튀어나온다.

포켓몬 고가 국내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이미 황우는 여의도에서 철거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데이터가 곧바로 업데이트되지 않다보니 황우도 ‘산타복장’을 한 모습으로 사이버 여의도상에 살아남은 것이다.

포켓몬 고 외에도 사이버 세상에서는 아직 황우를 만나기 쉽다.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에서도 황우를 찾을 수 있다. 구글 지도의 스트리트뷰나 네이버의 거리뷰, 다음의 로드뷰 등 각 포털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면 황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의도의 명물이었던 황우를 실제로 만나보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황우는 지난해 12월 23일 대신증권이 본사를 명동으로 이전하면서 철거됐다. 현재 대림동에 위치한 대신증권 연수원에 임시로 이전돼 있다. 명동 신사옥 공사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주변 공원에 놓일 예정이다. 아직 공식 이전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유병철 기자 ybst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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