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ESG기준원의 평가대상 증권사 중 절반 가까이가 ESG등급 '양호' 수준을 나타내는 B+등급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26일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25개사 ESG 평가등급 중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받은 곳은 ▲상상인증권 ▲유화증권 ▲한양증권 등 세 곳이다.
C등급에는 ▲부국증권▲유안타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4곳이 차지했고, B등급으로는 ▲유진증권▲키움증권 두 곳이다.
비상장사들은 ESG평가등급 중 지배구조에 한하여 공개되기 때문에 B등급 이하는 9개사로 ESG등급이 산출되는 20개사의 45%에 해당한다.
매년 한국ESG기준원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 금융사를 대상으로 ESG 등급을 평가한 뒤 이를 공고한다.
근래 ESG 경영이 강조되면서 외부 투자에서 역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추세다.
다만 증권사들의 EGS 경영 실태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지적과 평가기준 자체에 대한 비판이 공존해서다.
전체 평가대상 증권사 중 '우수' 수준을 뜻하는 A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단 3곳으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현대차증권이다.
세부적으로 봤을 때 환경(E) 부문이 가장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부문에서 최하 등급인 '매우 취약' 수준의 D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부국증권 ▲상상인증권 ▲유안타증권 ▲유화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한양증권 등 7개사다.
환경, 사회(S) 부문 등급평가에서 제외되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5곳을 빼면, 평가대상 증권사 중 3분의 1이 최하 등급을 받은 셈이다.
각각 D등급이 2개사, 1개사에 그친 사회, 지배구조(G) 부문과 비교해 봐도 환경 부문은 유독 부진했다.
일각에서는 업종 특성상 환경 부문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음을 강조하는 한편 평가기준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증권사들은 환경 부문 대신 사회 등 타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수 증권사들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려 사회부문 평가 요소 중 하나인 양성평등 경영을 개선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환경 부문에서는 '페이퍼리스(Paperless)' 등 생활 속 실천을 통해 개선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 당국은 제도를 손보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평가기관 신뢰성·투명성 검증을 위해 속도를 내고 ESG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ESG 평가시장의 투명성·신뢰성 제고방안' 세미나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ESG 평가기관별로 평가 결과가 달라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ESG 평가과정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요구 등을 평가기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ESG 평가 결과와 등급 체계는 평가기관마다 달라 신뢰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업의 경우 제조업과 달리 환경 부문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며 "증권사마다 개선 의지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표> 한국ESG기준원 2022년 증권사 ESG 평가 등급

김보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eepi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