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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자체 개발 프로그래밍 언어 '창지에' 오픈소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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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자체 개발 프로그래밍 언어 '창지에' 오픈소스 공개

7월 30일부터 공개…Java·Swift와 경쟁, 기술 자립 가속화
하모니OS 넥스트 앱 개발 지원, 메이투안·JD닷컴 등 도입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베이징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에 진열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베이징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에 진열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 '창지에(Cangjie)'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기술적 자급자족을 위한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달 초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1년 전 처음 공개된 창지에를 7월 30일부터 오픈소스로 제공해 모든 개발자가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발표했다. 오픈소스화를 통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에 대한 공개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제3자 개발자들이 설계를 수정·공유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고 기능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는 워싱턴의 엄격한 수출 제한 속에서 외국 소프트웨어 및 기타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화웨이의 지속적인 노력을 반영한다.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 인물의 이름을 딴 창지에는 '전체 시나리오 지능'을 위해 설계됐다.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기본 인공지능(AI) 기능과 강력한 보안 기능을 갖춰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에 적합하다.
이 언어는 주로 안드로이드와 완전히 독립적인 화웨이의 교차 장치 운영체제 버전인 하모니OS 넥스트의 앱에 대한 일반 프로그래밍을 지원한다. 화웨이는 창지에가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서도 앱을 지원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사용하는 자바와 iOS 개발자가 사용하는 스위프트 같은 인기 프로그래밍 언어와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화웨이는 거의 5년에 걸친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해 6월 창지에의 프리뷰 버전을 처음 선보였다. 이 프로그래밍 언어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주목받으며 몇 주 만에 1만 개 이상의 평가판 애플리케이션을 유치했다.

10월까지 창지에가 모든 하모니OS 개발자에게 제공됐으며, 이후 중국 주문형 배송 플랫폼 메이투안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JD닷컴을 포함한 다양한 하모니OS 기반 앱 개발에 채택됐다고 화웨이는 밝혔다.

메이투안에서 앱 개발을 감독하는 첸 모에 따르면, 메이투안은 창지에를 이용해 배달 라이더들이 사용하는 앱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에 하모니OS에 출시할 계획이다.

창지에의 오픈소스화 결정은 화웨이가 미국의 지속적인 제재 속에서 사내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노력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회사는 새로운 AI 모델 및 클라우드매트릭스 384 AI 랙 아키텍처와 함께 최신 버전의 운영체제인 하모니OS 6도 소개했다.

화웨이 소비자 비즈니스 그룹 회장 리처드 위 청동은 이달 초 하모니OS 5가 40개 이상의 기기 모델에 설치됐으며, 80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생태계에 등록되어 있고, 3만 개 이상의 앱과 미니 프로그램이 제공된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창지에 오픈소스화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술 제재에 대응해 자체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기초 도구를 자체 개발하고 이를 개방함으로써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향후 창지에가 자바, 스위프트 등 기존 주류 프로그래밍 언어와 얼마나 경쟁할 수 있을지, 그리고 중국 내 소프트웨어 생태계 독립성 확보에 어떤 기여를 할 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