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3일만에 시가총액 6조원을 돌파하면서 시가총액 순위도 50위권으로 점프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가는 이날 상한가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 9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조5839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 51위(우선주 제외)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G이노텍 등을 앞질렀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황제주로 등극했다가 반토막이 난 '제2의 에코프로' 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당초 증궙업계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후 주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컸다. 상장 전 수요예측과 청약에서부터 부진한 성적을 거둔데다, 상장 직후 기관들의 폭탄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17.2대 1에 불과했다. 당시 수요예측에 참여한 1141개 기관 중 871개(76.3%)가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3만6200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써냈다. 기관 투자자 10곳 중 8곳이 3만6200원은 비싸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장 첫 날, 예상대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규모 물량을 쏟아냈으나 예상과는 달리 주가는 급등했다. 2차전지에 열광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 기관과 외국인이 쏟아내는 물량을 모두 받아낸 덕분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가 상승은 개인 투자자들이 이끌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당일 기관과 외국인은 오전부터 끊임없이 물량을 쏟아냈는데, 개인 투자자가 이를 모두 받아내면서 주가를 끌어 올렸다"며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와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가 강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볼 때, 당분간 다른 2차전지주들과 같이 수급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받은 게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고평가 논란이 확산하면서 공모가를 희망범위(3만6200~4만4000원)의 하단인 3만6200원으로 확정하면서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공개(IPO) 기업들의 경우 1개월에서 3개월 이내에는 수급적으로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며 "에코프로머티 역시 수급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3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4분기 역시 실적이 불투명해 수급과 별개로 밸류에이션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당장 모멘텀이 부재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추격 매수하는 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의 경우 2차전지 수급 쏠림 현상으로 지난 7월 황제주로 등극해 주가가 15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두 달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과는 달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가 크게 오르며 한 숨 돌렸지만, 현 수준의 주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라며 "상장 3일 전 발표한 에코프로머티의 3분기 실적도 실망스러웠을 뿐더러,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여서 특별한 모멘텀(동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직전에 공개한 지난 3분기 매출액은 2400억원, 영업손실은 69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지만, 적자로 전환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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