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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국앤컴퍼니, 국민연금 지분 팔고 나니 주가 올라…한진칼과 닭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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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국앤컴퍼니, 국민연금 지분 팔고 나니 주가 올라…한진칼과 닭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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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한국앤컴퍼니의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주식의 공개매수에 나서며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1월 10일 한국앤컴퍼니 지분 6.01%(570만5040주)에서 올해 3월 27일 지분 6.19%(587만3956주)로 지분 0.18%(16만8916주)를 사들이며 비중을 높였다.

그러나 이후부터 주식을 팔기 시작해 올해 4월 5일에는 지분 6.14%(582만8564주)로 지분 0.05%(4만5392주)를 매각했고 8월 22일까지 지분 3.80%(361만1152주)로 낮추면서 지분 2.34%(221만7412주)를 대거 처분했다.

국민연금공단의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은 그후 5% 미만으로 낮아져 공시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연금공단은 한국앤컴퍼니 보유 주식을 6개월 정도만 더 늦췄어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었지만 섣부르게 낮은 가격에 팔면서 제대로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국민연금공단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판 지난 4월부터 8월까지의 주가는 고가 1만3610원에서 저가 1만780원 수준으로 6일의 종가 2만750원에 비하면 최대 48%에서 최소 34%의 손해를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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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국민연금공단이 지분을 팔고 나면 M&A(인수합병) 호재로 주가가 급등한 사례로 한진칼을 꼽을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한진칼과 KCGI(강성부 펀드)와의 경영권 공방이 한창 진행되기 직전에 섣부른 주식 매각으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주가 급등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19년 4월 9일 한진칼 지분 5.36%(317만1136주)에서 같은 달 16일 지분 4.11%(242만9662주)로 낮춰 지분 1.25%(74만1474주)를 처분했다.

국민연금공단이 당시 매각한 한진칼 주식은 주당 3만4382원에서 4만5909원 수준이었고 한진칼 주가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2020년 4월에는 11만1000원까지 오르기도했다.

국민연금공단이 한진칼 주식을 1년 정도만 보관했어도 2배 이상의 가격을 받고 매각할 수 있었지만 섣부른 조기 매각으로 제대로 이익을 챙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의 주가는 M&A 재료가 소멸되자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오너가는 조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한진칼 주식을 대량 매각한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PI첨단소재의 경영권 매각에서도 사모펀드인 글랜우드PE가 시가 2배에 달하는 가격에 주식을 넘겨 엄청난 이득을 챙겼지만 국민연금공단은 대주주주이면서도 이득은커녕 M&A 이후 떨어진 주가로 인해 손해를 감내해야 하는 형편이다.

국민연금공단의 어설픈 주식운용으로 인해 M&A 재료가 발생하기 이전에 주식을 서둘러 팔고 뒤늦게 주식을 추격 매수하는 뒷북 매입도 벌어지고 있어 국민연금공단의 주식운용에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공단이 미숙한 주식운용으로 인해 악화되는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준조세라 할 수 있는 국민연금을 국민들로부터 더 거두려하기 보다는 방만한 주식운용을 철저히 감시할 수 있는 방안을 갖춰 운용 효율화로 기금을 불려야 하는게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공단에 보유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가장 높은 가격에 사려는 측에 매각할 경우 국민연금공단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앤컴퍼니의 지분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에게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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