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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명가 한판 승부, 삼성 ’안정’ VS 미래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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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명가 한판 승부, 삼성 ’안정’ VS 미래 ‘공격’

시장점유율 확대, 수수료 인하 불사
“향후 격전지는 액티브 ETF가 될 것”

최근 1년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수익률 1,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지했다. '레버리지'와 '환노출' 상품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공격성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반면, 삼성자산운용 ETF는 3, 7, 8위에 랭크됐지만 안정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상품을 보여줬다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1년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수익률 1,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차지했다. '레버리지'와 '환노출' 상품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공격성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반면, 삼성자산운용 ETF는 3, 7, 8위에 랭크됐지만 안정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상품을 보여줬다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편집자주] 과거 상장지수펀드(ETF)는 분산투자를 기반으로 한 수익 안정성에만 집중됐다. 그러나 이제는 여러 금융상품 중에서도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시장 접근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에게도 다양한 선택지를 쉽게 제공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금융소비자들의 투자 저변을 넓히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개별ETF를 분석하는 동시에 운용사별 투자전략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수수료 전쟁을 시작했다. ETF 특성상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향후 격전지는 운용사 역량이 일부 가미된 ‘액티브 ETF’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 S&P500TR', 'KODEX 미국나스닥100TR', 'KODEX 미국S&P500(H)', 'KODEX 미국나스닥100(H)' 등 해외 주식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4종의 수수료를 기존 연 0.05%에서 0.0099%로 내렸다.

여타 금융상품 대비 저렴한 수수료가 장점인 ETF에 사실상 수수료를 없앤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질세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의 수수료를 기존 0.05%에서 0.0098%로 인하했다.
현재 ETF 시장점유율 기준 삼성자산운용(39.23%)과 미래에셋자산운용(36.5%)은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삼성자산운용이 ETF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해 업계 독보적인 1위였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특유의 공격성을 발휘하면서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번 수수료 전쟁도 두 운용사의 자존심을 건 승부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글로벌’과 ‘공격성’이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1년간 국내 시장에 상장된 ETF 중 수익률 1, 2위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140.67%)와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86.48%)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 차지했다.

3위에는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KODEX 미국반도체MV’(82.03%)를 랭크됐다. ‘KODEX 미국반도체MV’는 레버리지 상품이 아니다. 반면, 수익률 1, 2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는 모두 레버리지 상품이다. 그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당히 공격적인 상품을 내놓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TF 수익률 상위 Top 10 중에서도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최근 1년 수익률 기준 7위를 기록한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 H)’(72.54%)은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과 사실상 같은 상품이다. 하지만 두 상품의 수익률은 약 16%포인트 차이가 난다.

다른 점은 상품명 뒤에 붙어 있는 ‘H’다. 환헤지 여부를 표시한 것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환노출형 상품, 삼성자산운용은 환헤지형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가 강달러 시대 흐름에 맞춰 수익을 챙긴 셈이다.

이 또한 삼성자산운용 대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공격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상품이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1년 수익률 하위 Top 10 ETF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상품은 무려 4개가 해당됐다. 해당 ETF 모두 ‘레버리지’ 상품이다.

한편, 삼성자산운용은 액티브 ETF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액티브 ETF란 운용역이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것으로 ‘패시브’ 성격인 ETF에 ‘액티브’를 가미한 하이브리드형 상품이다.

최근 1년 수익률 8위를 기록한 ‘KODEX 아시아AI반도체exChina액티브’ ETF가 대표적이다. 상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 AI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제외됐으며 한국, 일본, 대만 기업들이 편입돼 있다. 상황에 따라 기존 기업들의 비중을 조정하거나 새로 편입 및 편출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올해 들어 34.64%를 기록중이다. 기존에 비중이 높았던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비중을 축소하고 원자력 및 기타 관련주 비중을 높여 벤치마크 대비 우수한 성적을 기록중이다. ‘액티브 ETF’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직 액티브 ETF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향후 ETF 시장 격전지로 액티브 ETF가 꼽히는 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운용사마다 투자철학이 있기 때문에 ETF도 성과가 다를 수 있다”면서도 “기존 ETF들은 패시브 성격이 강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도 타 운용사들이 유사한 ETF를 내놓을 경우 시장이 잠식당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액티브 ETF는 운용사의 역량이 일부 가미되는 만큼 향후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