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9일 발간된 2025년 정기주주총회 시즌 리뷰에서 국내 주주행동주의가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집중투표제 도입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임원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보수정책에 대한 투명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10일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총 234개 상장기업이 상정한 1675개 안건을 분석했고, 이 중 201개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반대 권고 비율은 12.0%로 전년(10.2%) 대비 증가했고, 정관변경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유형에서 반대 권고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제표 및 이익잉여금 처분 안건유형에서 반대 권고율은 2.9%로 전년(1.3%) 대비 상승했다. 이는 서스틴베스트가 올해 2월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과소배당에 대한 판단기준을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년도에 이어 전반적인 주주환원 확대 기조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스틴베스트의 분석대상기업 중 자기주식소각을 당기 이익잉여금 처분에 반영한 기업은 36곳으로, 전년의 22곳에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배당 및 분기배당을 당기 이익잉여금 처분에 반영한 기업 역시 38곳으로 전년(31곳) 대비 증가했다.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유형에서 반대 권고율은 16.5%로 전년(12.3%) 대비 4.2%p 상승하였다.
서스틴베스트는 법령상 결격사유가 있는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해 언급하며 후보 사전검증 및 결격사유 해소 공시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기업이 후보 사전검증을 통해 사외이사의 임기 제한 위반 등의 사유가 있는 후보 선임을 방지하고, 사외이사 겸직 등 해소 가능한 사유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집중투표제와 관련된 정관 변경 안건을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에서 주목할 사항으로 꼽았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흐름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집중투표제 도입뿐 아니라 집중투표제의 운영 방식에 관한 정관 변경안들이 상정된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KT&G가 집중투표로 이사 선임 시 대표이사 사장과 그 외의 이사들을 구분하여 투표하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 것, 오스코텍과 코웨이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하면서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선임 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분리하여 투표하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함께 올린 것 등이 예시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러한 안건 상정에 대해 집중투표제가 국내에서 뿌리내리기 위한 논의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사 보수한도와 관련된 주주제안이 나오는 등 임원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스틴베스트는 올해 분석한 233건의 이사 보수한도 안건 중 16건(6.9%)에 반대하여 반대 권고율이 작년 대비 1.5%p 증가했다. 또한 현대코퍼레이션과 KISCO 홀딩스 주주총회에 상정된 이사 보수한도 안건을 예시로 언급하며 등기이사인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해야 하는 필요성과 임원 보수정책에 대한 투명성 제고를 강조했다.
서스틴베스트 류호정 의안분석파트장은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에서는 정관 개정 및 이사 선임에 있어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 스튜어드십코드 내실화, 전자투표 의무화 흐름, 소액주주 플랫폼 활성화 등으로 주주총회에서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주주 영향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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