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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4월 수입 20% 급감…트럼프표 관세 여파에 소비재·자동차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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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4월 수입 20% 급감…트럼프표 관세 여파에 소비재·자동차 타격

비주얼캐피털리스트 “무역적자 감소 착시, 美 기업들 이익 전망 하향”
지난 5월 1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페드로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항에서 컨테이너선과 화물 컨테이너 위로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1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페드로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항에서 컨테이너선과 화물 컨테이너 위로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4월 미국의 상품 수입액이 전달 대비 20% 급감하며 역대 최대 월간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가 미 상무부 산하 인구조사국 자료를 인용해 1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

전체 수입액이 3월의 3446억 달러(약 483조9500억원)에서 4월 2759억 달러(약 387조3300억원)로 줄었기 때문이다. 낙폭이 가장 큰 부문은 소비재로 1029억 달러(약 144조540억원)에서 699억 달러(약 98조1300억원)로 32% 감소했고, 산업재는 31% 줄어 520억 달러(약 73조1000억원), 자동차는 20% 하락한 332억 달러(약 46조6200억원)를 기록했다.

◇ 의약품·금속재 부문 직격…“트럼프 ‘해방의 날’ 관세 여파”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이같은 수입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6일 발표한 ‘해방의 날’ 관세 조치를 지목했다. 특히 의약품 수입이 한 달 새 260억 달러(약 36조5200억원) 줄며 단일 품목 중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이와 함께 산업재 가운데 완제품 금속류는 169억 달러(약 23조7400억원) 줄어들었으며 자동차 분야에서는 캐나다산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무역적자 감소는 착시…美 기업 이익 전망 하향


미국의 무역적자는 수입 급감 영향으로 3월 최고치에서 55% 감소하며 2023년 9월 수준으로 축소됐다. 겉으로는 무역수지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수출 증가가 아닌 소비·생산 위축에 따른 수입 감소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소비재, 산업재, 의약품, 자동차 등 주요 수입 품목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점에서 미국 내 수요 위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애플과 포드자동차를 포함한 미국 주요 대기업들이 무역 환경 불확실성을 이유로 잇달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으기 때문이다.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단기간 내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보호무역 회귀 신호…글로벌 공급망 긴장 고조


이번 수입 감소는 단순한 무역 통계 이상의 정치·경제적 함의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 관세 조치를 통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다시 본격화함에 따라 자유무역 질서를 위협하는 흐름이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향후 중국뿐 아니라 유럽, 멕시코, 한국 등 다른 주요 무역 상대국에도 추가 관세나 비관세 장벽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전방위적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자동차 부품, 반도체, 금속소재, 의약품 등은 한국의 대미 수출 주요 품목이기도 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