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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운용사, ETF 점유율 지각변동...하나·한화 '급성장' 미래에셋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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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운용사, ETF 점유율 지각변동...하나·한화 '급성장' 미래에셋 '주춤'

자산운용사 점유율 및 순위변동 추이. 표=김성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자산운용사 점유율 및 순위변동 추이. 표=김성용 기자
10대 자산운용사들의 ETF 순자산은 지난 2일 기준으로 올들어 17조810억 원(9.94%) 증가해 188조9434억 원을 기록했고, 업계 전체적으로는 10.18% 성장해 191조117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처음으로 190조 원을 돌파했다. 연초 자산운용사의 ETF 순자산이 200조 원을 쉽게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중 무역 전쟁으로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정체 현상을 나타냈다.

순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운용사 중 하나자산운용의 순자산은 1조3579억 원에서 1조8461억 원으로 35.96%(4882억 원) 불어나 순자산 기준 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엔에이치아문디자산운용을 따라잡고 8위 자리에 올라섰다. 현재 두 운용사의 순자산 차이는 1275억 원이다. 하나자산운용의 ETF 점유율은 0.97%P로 1%P대에 진입을 앞두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김태우 대표이사가 직접 시장 공략 확대를 주문한 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Q머니마켓액티브' ETF에 자금이 몰려들며 순자산 5000억 원을 달성한 게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 3월 출시한 1Q미국S&P500 ETF는 상장 직후 8영업일 만에 순자산 500억 원을 달성, 순항을 거들고 있다. 이는 동일 지수 추종 ETF 중 최단기간에 해당한다. 이 ETF는 분배금 지급일에 차별성을 두면서 투자자의 시선을 잡아끌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들의 약진으로 기존 자산운용사들 간 경쟁 열기가 치열해졌다. 기존 강자들이 순위 수성에 더욱 신경 쓸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의미다.

한화자산운용도 올해 가장 잘나간 방산주 흥행으로 순자산이 29.12%(9737억 원) 늘어난 4조3717억 원을 기록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4조1305억 원)을 제치고 6위 자리를 탈환했다.

방산 테마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증시를 관통하는 테마다. 일례로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12월 비상계엄 시국부터 미국발 관세 전쟁 우려, 대규모 유상증자 논란에도 상승세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확실히 트럼프의 수혜 섹터로 손꼽히거나 관세의 영향이 적은 섹터의 주가가 좋았다"며 "방산은 현재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무기체계가 없다 보니 관세의 영향이 없는 섹터였고 동시에 작년 4분기 호실적 기록 및 유럽 재무장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흐름이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3위 경쟁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승기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순자산은 지난 2일 15조3773억 원으로 점유율 8.0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13조5642억 원보다 2조2517억 원 늘어난 규모다. KB자산운용(7.83%)도 같은 기간 분전했지만 3위를 탈환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은 지난 2일 기준 각각 73조8647억 원, 64조9338억 원으로 38.65%P, 33.98%P로 4.67%P 차이로 벌어졌지만 미래에셋운용이 중국 첨단산업과 AI 테마를 앞세워 ETF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점유율을 다시 좁힐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일 기준 10대 운용사의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모두 증가세를 보였지만, 전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하다.

최근 미래에셋운용은 점유율 확보에 힘을 쓰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TIGER' 브랜드로 206개 상품을 운용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 첨단 제조업 테마ETF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2차전지, IT산업 등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하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미래에셋운용의 국내외 ETF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과제는 차별화된 '킬러 ETF' 개발이다. 최근 ETF 시장은 수수료 인하 경쟁과 유사 상품의 난립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다. 이에 기존 시장에 없는 혁신 상품을 출시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지난 2월 글로벌 임직원 미팅에서 "기존에 없던 시장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상품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1월 상장한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다. 이 상품은 필라델피아AI반도체 지수(ASOX)를 추종하는 ETF로, 해당 지수는 미래에셋운용이 나스닥과 협업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은 올해도 글로벌X(미국 ETF 자회사)와 협업해 미국 시장에 새로운 AI(인공지능)기반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ETF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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