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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 5개 시대 열리나…올해만 3곳 늘고 한화에어로도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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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 5개 시대 열리나…올해만 3곳 늘고 한화에어로도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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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김성용 기자
황제주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황제주는 통상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고가 우량주를 뜻한다. 2024년 말까지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실상 유일했지만, 올해 들어 효성중공업, 삼양식품, 태광산업이 새롭게 100만원 선을 돌파하며 클럽에 합류했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97만원대를 기록하며 '심리적 황제주' 반열에 올라섰다. 고가 우량주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 종목은 산업 성장성과 수익성, 브랜드 가치 등을 무기로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제주 확대는 불과 6개월 만에 이뤄졌다. 2024년 12월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94만9000원)를 제외하면 황제주라 불릴만한 종목은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2025년 7월 들어 효성중공업, 삼양식품, 태광산업이 100만 원을 돌파하며 4종 체제로 전환됐다.

지난달 강세장 속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98만7000원까지 오르면서 삼양식품에 이은 차기 황제주로 유력하게 꼽혔지만, 주가가 단기 조정을 겪으면서 효성중공업에 먼저 자리를 양보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9일 종가 기준 99만8000원을 기록하며 심리적 기준선에 근접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주식 중 100만원이 넘는 종목은 가격 부담과 유동성 이슈가 있어 드물지만, 해당 종목들의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시장 평가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제주 진입은 단순한 주가 상승을 넘어, 기업가치(시가총액)의 재평가 흐름과 직결돼 있다. 특히 올해 가장 돋보인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지난해 말 32만6500원이던 주가는 현재 97만7000원으로 무려 199.23%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14조8822억 원에서 50조3774억 원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효성중공업 역시 강세다. 주가는 연초 대비 215.8% 오르며, 39만3000원에서 124만1000원으로 뛰었다. 시총도 3조6645억 원에서 11조5717억 원으로 커졌다. 뒤이어 삼양식품(78.0%), 태광산업(69.7%) 순으로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황제주 주가를 떠받친 건 '실적'이었다. 효성중공업은 2분기 영업이익이 16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2% 급증했다. 미국향 초고압 변압기 수주가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효성중공업에 대해 미국 생산법인의 영업이익률이 35%까지 상승하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2% 상향한 155만 원으로 제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과 우주 항공 부문의 글로벌 수주가 확대되며 실적 전망이 급상승 중이다. 방산 고성장에 힘입어 최근엔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6조5146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3.83%, 영업이익은 7198억 원으로 100.6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 130만 원까지 뛸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중동과 유럽의 국방비 지출 확대 기조가 'K-방산' 수출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주가도 저평가받고 있어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실적 성장성과 수출 모멘텀을 동시에 보유했다"며 "7월21일 종가(91만9000원) 기준 2026년 선행 PER이 19.2배로 유럽 업체 평균(33.5배)과 한국 업체 평균(27.9배) 대비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제주 확대는 단순히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비싼 종목일수록 더 오를 수 있다'는 투자자 심리도 작용한다. 주식 단가가 높다는 것은 수급이 제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액면분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고평가의 상징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투자자 게시판에서는 "황제주 들어가기 전 미리 담는다", "심리적 100만원 벽 넘는 순간 매수세 몰린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고가주가 늘어난다고 해서 모두 '우량한 투자처'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주가 단가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유동성 저하 우려와 함께 기관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부는 액면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황제주는 희소성과 실적이 결합된 결과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지면 오히려 유통이 위축돼 시장성과 괴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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