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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관련주, 10월 들어 시가총액 급증…LG엔솔 주도 '대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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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관련주, 10월 들어 시가총액 급증…LG엔솔 주도 '대반격'

ESS 기대감·실적 호조·중국 규제에 투심 되살아나
단기 랠리" vs "국면 전환 신호" 전망 엇갈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와 코스피 누적등락률 비교.  그래프=정준범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와 코스피 누적등락률 비교. 그래프=정준범 기자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2차전지 관련주가 10월 들어 가파른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반등하고, 북미 지역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영향이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호조와 중국산 배터리 수출 제한 가능성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가 맞물리며 주가 반등에 불을 붙였다.

▲ 이달 들어 시총 47조 증가… 코스피 상승률 2배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2724.04였던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10월 17일 3251.55로 올라 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424.60에서 3748.89로 9% 오르는 데 그쳤다. 2차전지 지수가 코스피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도는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시가총액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KRX 2차전지 TOP10 지수' 구성 10개 종목 합산 시가총액은 9월 말 194조2000억 원에서 10월 17일 241조2000억 원으로 늘어 약 47조 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24.2%를 기록 중이다.
특히 반등세는 10월 중순 이후 본격화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13일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수세가 몰렸고, 이후 2차전지 대표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 LG에너지솔루션 20조 증가해 시총 '100조원' 돌파

상승을 주도한 것은 LG에너지솔루션과 주요 소재주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81조3000억 원에서 101조6000억 원으로 20조 원 넘게 늘며 전체 상승분의 43%를 차지했다.

포스코퓨처엠(34.8%), 에코프로비엠(42.5%), 에코프로(54.5%) 등 소재 3인방 역시 평균 40%대 급등률을 보이며 양극재 중심의 중소형주에 불을 붙였다. 삼성SDI도 24.6% 상승하며 ESS 성장 기대를 반영했다.

▲ 전기차 반등·ESS 수요·중국 규제 '트리플 모멘텀'

이 같은 반등의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회복 신호가 있다. 글로벌 9월 전기차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그동안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수요 둔화 우려'가 완화됐다.

또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ESS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북미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2차전지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산 배터리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내 배터리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매수세를 자극했다.

▲ "단기 랠리" 경고음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단기 랠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보조금 폐지 전의 선주문 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향후 전기차 성장률이 10% 이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주가 하방 압력이 재차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현재 시장이 10% 매출 성장 속에서 70% 이상의 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다소 과도하다"며 "단기 트레이딩 기회는 있겠지만, 내년에는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SS 기대감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SS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아직 NCM 계열 제품에 집중돼 있어 LFP 기반 ESS 중심의 미국 시장 확대에서는 수혜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반등은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보다는 기대감과 심리적 회복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부진하던 업종의 체력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배터리 원가 구조 개선과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후 공급망 재편이 맞물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국면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월의 2차전지 랠리는 '숨 고르기 후 재도약'의 첫 신호로 볼 수 있다. 실적이 실제로 개선세로 이어질 경우 상승세는 지속되겠지만, 기대가 앞서면 다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향후 4분기 실적 시즌이 업종의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