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리 발작에 투심 얼어붙어…외국인 2조 순매도
이미지 확대보기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 마감을 20분 앞둔 오후 3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8.98포인트(3.57%) 하락한 4021.65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2조 2365억원어치를 쏟아냈고, 기관도 7488억원 순매도했다. 개인만 홀로 2조 9546억원을 사들이며 낙폭을 방어하는 형국이다.
시총 상위주들의 참패가 두드러진다. SK하이닉스(-7.52%), 삼성전자우(-5.67%), 두산에너빌리티(-5.42%) 등 주요 종목이 줄줄이 무너졌다. HD현대중공업(5.11%) 등 일부 종목만 상승세를 보였을 뿐이다. 코스닥도 2.2% 빠진 898.15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가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8조원을 넘었고,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4조원을 돌파했다. 한 달 반 만에 12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채권시장도 패닉…3년물 금리 3% 돌파
채권시장은 사실상 패닉 상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5%인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는 나타나기 어려운 기현상이다. 불과 한 달 반 만에 3년물 금리가 0.5%포인트나 뛰면서 '금리 발작'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외국인의 채권 매도세가 거세다. 이달 들어서만 국채 10년 선물을 2조 3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금리 급등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하고, 이는 다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연준 매파에 한은 총재도 가세
한국 증시가 뉴욕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전날 밤 뉴욕 증시는 연준 셧다운 해제 재료가 소진되며 급락했다.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식고 있기 때문이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와 동결 전망이 팽팽하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까지 "금리 인하의 강도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까지 데이터에 달려있다"며 매파 행보에 가세했다.
한미 팩트시트, 호재인데 시장은 무반응
오늘 오전 10시 17분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무역협상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조선·원전부터 AI·반도체까지 차원이 다른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내용이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지지 확보, 미 해군 함정의 국내 건조 가능성 등 굵직한 성과들이 담겼다.
분명한 호재였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발표 직후 코스피가 잠시 낙폭을 줄이는 듯했지만 이내 다시 밀렸다. 협상 타결 지연으로 눌려있던 현대차와 기아도 반등 시도가 미약했다. 조선·방산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대다수 종목이 부진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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