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TF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성과를 분야 중 하나로 원자력 테마를 꼽을 수 있다. 그 중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 ETF는 2025년 들어 수익률 198%(12월 12일 기준)를 기록하며 '괴물 ETF'로 등극했다. 레버리지 ETF를 제외할 경우 전체 ETF 수익률 1등이다.
하지만 단순히 원전 붐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수익률이다.
14일 글로벌이코노믹이 HANARO 원자력iSelect ETF의 포트폴리오 분석한 결과, 압도적 성과의 비결은 '원전(발전)'과 '전력망(송배전)'을 동시에 잡은 구성에 있었다.
해당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405억 원에서 올해 12월 11일 5246억 원으로 1195% 급증했다. 특히 5월 1315억 원이었던 순자산이 6월 3350억 원, 10월 4217억 원으로 계단식 급등세를 보이며 원전 투자 열기를 입증했다.
■ "원자력 ETF인데 1등 보유종목이 변압기?"
'HANARO 원자력iSelect'의 최대 보유 종목은 의외로 원전 시공사가 아니다. HD현대일렉트릭(18.15%)이 1위다. 변압기·차단기 등 전력기기 대장주다.
이어 △한국전력(17.29%) △효성중공업(14.62%) △두산에너빌리티(12.80%) △LS ELECTRIC(11.88%) 순이다. 상위 5종목이 전체의 약 75%를 차지한다.
특히 전력 인프라 3사(HD현대일렉·효성중공업·LS ELECTRIC)의 비중 합계가 약 45%에 달한다. 순수 원전주인 한전과 두산에너빌리티(약 30%)보다 오히려 높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AI 데이터센터가 늘면 전기를 만드는 원전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그 전기를 보내는 변압기와 전선도 중요하다"며 "원전 르네상스와 전력망 슈퍼사이클이라는 두 테마를 동시에 잡은 포트폴리오 덕분에 경쟁 상품을 압도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시장 흐름을 되짚어보면 이 포트폴리오의 위력이 더 선명해진다.
지난 6월, 체코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을 24조 원 규모 신규 원전 사업자로 선정했을 때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기술 등이 급등했다. 2009년 UAE 이후 16년 만의 원전 수출 쾌거였다.
하반기 들어서는 AI 전력난이 심화되자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들이 전력망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10월 아마존의 SMR(소형모듈원전) 투자 발표 이후 전력 설비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과 LS ELECTRIC 등이 또 한 번 폭등 랠리를 이어받았다.
'발전'과 '송전' 이슈가 번갈아 터지며 쉴 틈 없이 ETF 가격을 밀어 올린 셈이다.
■ "단기 급등 부담? 아직 싸다"... 조정장에도 뭉칫돈 유입
최근 1개월간 단기 조정이 있었지만 자금 유입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간 원자력 테마 ETF 전체 순자산은 약 1249억 원 증가했다. 특히 전력 인프라와 원전 밸류체인을 모두 담은 국내형 ETF들은 해외형 대비 견조한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SMR의 구체적인 수주 성과에다 북미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한전의 실적 정상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 원자력 ETF는 단순 테마를 넘어 구조적 성장주 펀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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