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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의 역습 ‘Q-Day’...전 세계 금융·국방 암호 10년 뒤면 '휴지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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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의 역습 ‘Q-Day’...전 세계 금융·국방 암호 10년 뒤면 '휴지조각'?

2035년 양자 해킹 현실화 확률 50%… RSA 암호 체계 무력화 경고
‘지금 훔치고 나중에 해독’ 공격 성행… 통신 인프라 긴급 업데이트 필수
Y2K 사태 방불케 하는 긴박함… ‘암호 민첩성’ 확보가 미래 생존 열쇠
양자 컴퓨팅, 단순 기술 진보 넘어 글로벌 금융·보안 인프라 파괴적 위협으로 부상
시너지 퀀텀(Synergy Quantum)이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PQC) 시대의 암호화 기술 결함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2035년까지 전 세계 자산 12조 4,000억 달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시너지 퀀텀(Synergy Quantum)이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PQC) 시대의 암호화 기술 결함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2035년까지 전 세계 자산 12조 4,000억 달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양자 컴퓨팅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 통신 보안 체계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오늘날 디지털 통신의 근간인 암호화 체계가 무너지는 이른바 'Q-Day'가 10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기술 통신 전문매체 피어스네트워크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양자 컴퓨터가 현재의 암호화 기술을 해독할 만큼 강력해지는 'Q-Day'가 2035년까지 도래할 확률은 50% 이상이라고 보고있다. 시너지 퀀텀은 보고서를 통해 양자 후 암호화(PQC)로의 전환이 늦어질 경우, 203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12조 4,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존 암호 체계 '하룻밤 새' 붕괴 위험… 통신업계 직격탄


현재 전 세계 금융 거래와 군사 기밀,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RSA 및 타원 곡선 암호(ECC)는 양자 컴퓨터 앞에서 무용지물이 될 전망이다.

기존 슈퍼컴퓨터로 해독에 수십억 년이 걸리는 RSA-2048 알고리즘도 고성능 양자 시스템을 만나면 단 며칠 만에 뚫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대한 고객 데이터와 국가 핵심 인프라를 운영하는 통신업계의 위기감이 높다. 베인앤컴퍼니는 "계산 난이도에 의존하는 기존 방어 체계는 거의 하룻밤 사이에 무너질 것"이라며, 도난당한 데이터가 몇 시간 안에 해독되고 디지털 서명이 위조되는 암흑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선수확 후해독(HNDL)’ 공격 기승… "지금 대비 안 하면 이미 패배"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지금 수확하고 나중에 해독하는(Harvest Now, Decrypt Later)' 전략이다. 해커들이 당장 해독할 수 없더라도 미래의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해 지금 미리 암호화된 데이터를 훔쳐두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도난당한 국가 기밀이나 금융 정보가 2030년대 초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피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팔로알토네트웍스의 이안 스완슨 부사장은 "양자 컴퓨터가 가동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이미 게임에서 진 것"이라며 "조직 내 모든 암호 자산을 파악하는 '암호화 인벤토리'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규제 강화와 '암호 민첩성' 확보 과제


상황이 긴박해지자 각국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는 디지털 운영 복원력법(DORA)을 통해 양자 내성 암호로의 전환을 의무화했으며, 미국과 영국도 각각 2035년과 2031년까지 연방 차원의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다.

통신사들 역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알고리즘을 신속히 교체할 수 있는 '암호 민첩성(Crypto-agility)'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2010년대에 구축된 구형 인프라의 긴 수명 주기를 고려할 때, 전면적인 교체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Y2K 사태가 철저한 사전 준비로 대재앙을 막았듯, 전문가들은 Q-Day 역시 지금부터 인프라를 혁신해야만 세계 경제의 마비를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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