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25일 업계에 따르면 LS는 최근 에식스솔루션즈 IPO 추진 여부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IPO를 예정대로 추진할지, 중단하거나 연기할지, 혹은 추가적인 주주 환원 방안을 통해 논란을 해소할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무적투자자(FI) 등 이해관계자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이던 2차 기업설명회(IR) 역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전환점은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LS그룹의 중복상장 논란을 거론하며 "기존에 모회사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무엇이 되느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발언 시점이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돌파한 당일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다. 대통령이 직접 공약으로 내세운 '코스피 5000' 달성 당일, 정작 기업의 자본시장 활용에는 제동을 거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코스피 5000'을 핵심 경제 공약으로 제시하며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를 강조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며 기업들의 자발적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해 왔고, 그 결과 코스피는 역사적 고점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중복상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이러한 정책 방향과 미묘한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 중복상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성장 자금 조달과 계열사 가치 현실화라는 합리적 선택지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서 적기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을 활용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가 2008년 인수한 세계 1위 변압기·전기차 구동모터용 고출력 특수 권선 업체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미국 내 노후 변압기 교체 수요 증가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돼 왔다. 변압기용 특수 권선의 리드타임이 4~5년에 달하는 만큼, LS 내부에서는 투자를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는 판단도 이어져 왔다.
그러나 중복상장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LS는 모회사 주주를 대상으로 자회사 공모주를 특별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소액주주 연대는 이를 '미봉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 발언 이후에는 금융당국과의 협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해당 방안의 실현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LS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번 논란을 더욱 복합적으로 만든다.
2025년 말 26조원대였던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은 올해 1월 23일 기준 29조원대로 늘었다. 밸류업 정책의 수혜를 받으며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시점에서 추가 상장 추진은 정책 기조와 시장 인식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과제가 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 5000 달성을 강조하면서도 중복상장에는 부정적 시각을 보이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LS로서는 성장 전략을 포기할 수 없지만, 정책 방향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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