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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시의 400억 달러가 타인의 손으로?… 비트코인 하드포크 '소유권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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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시의 400억 달러가 타인의 손으로?… 비트코인 하드포크 '소유권 논란' 확산

개발자 폴 스토어츠, 8월 '이캐시' 하드포크 단행 예고… 비트코인 1:1 지급 및 기술 통합 추진
사토시 나카모토 보유분 110만 BTC 중 절반 강제 재할당… 400억 달러 가치 소유권 분쟁 촉발
암호화폐 커뮤니티 "명백한 절도이자 비트코인 불변성 훼손" 강력 반발… 신뢰성 선례 우려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라피소프트 파크에 세워진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의 동상.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라피소프트 파크에 세워진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의 동상. 사진=로이터


비트코인(BTC)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의 자산을 재분배하겠다는 파격적인 하드포크 계획이 발표되면서 암호화폐 업계가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비트코인의 근간인 '불변성'과 '사유 재산권'을 정면으로 겨냥한 이번 구상에 시장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의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개발자 폴 스토어츠(Paul Sztorc)는 오는 8월 블록 높이 96만 4,000 지점에서 '이캐시(eCash)'라는 명칭의 하드포크를 단행할 예정이다.

드라이브체인 통합과 1:1 에어드랍의 명분
이번 계획의 핵심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110만 BTC 중 최대 절반가량을 재할당하는 것이다. 현재 시세로 약 400억 달러(한화 약 55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가치가 창조주의 지갑을 떠나 신규 생태계 개발 기금으로 강제 전환되는 셈이다.

스토어츠는 이캐시가 비트코인의 기본 설계를 계승하면서도 사이드체인 기술인 '드라이브체인(Drivechains)'을 통합해 확장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드포크 시점에 비트코인을 보유한 모든 사용자는 1:1 비율로 이캐시를 지급받게 된다. 그는 "사토시 나카모토의 상징적 자산은 유지하되, 유동화되지 않은 토큰 일부를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명백한 절도"… 비트코인 철학 정면 반박

그러나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반응은 냉담하다. 유명 분석가 피터 매코맥(Peter McCormack)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을 "명백한 절도이자 비트코인 정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규정했다. 소유주의 동의 없이 자산을 임의로 재분배하는 행위는 디지털 자산의 핵심 가치인 신뢰와 보안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비트코인 캐시(BCH) 등 수많은 하드포크 사례가 있었으나, 창조주의 물량을 직접 건드리려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사토시 나카모토의 자산이 지난 15년간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방치된 자산'으로 간주해 처분하는 것은 사유 재산권 침해라는 비판이 거세다.
신뢰의 붕괴인가, 기술적 실험인가

스토어츠는 사토시 나카모토에게 60만 이캐시를 할당하는 것이 충분한 예우라고 덧붙였지만,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하드포크가 기술적 혁신을 빙자한 신뢰 붕괴의 서막이 될지, 혹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대안으로 부상한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창조주의 유산'을 둘러싼 이번 소유권 분쟁은 디지털 자산이 직면한 도덕적·철학적 숙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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