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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테 펀드에 中 자금 7조 유입…美 빅테크 투자 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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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테 펀드에 中 자금 7조 유입…美 빅테크 투자 우회로

무허가 계좌 단속에 스위스 자산운용사의 홍콩 MRF 펀드로 자금 이동
펀드 자산 60% 본토서 조달…美 빅테크 기업에 핵심 투자
한국 반도체 간접 수혜 전망…미국의 대중 제재는 변수
스위스 취리히의 한 지점에 스위스 민간 은행인 픽테(Pictet)의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취리히의 한 지점에 스위스 민간 은행인 픽테(Pictet)의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위스 자산운용사 픽테(Pictet)가 운용하는 홍콩 등록 펀드의 운용 자산이 중국 본토 자금 유입에 힘입어 올해 51억 달러(약 7조 원)를 돌파했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각) 중국 당국의 무허가 역외 계좌 단속 여파로 합법적 교차 투자 채널인 펀드 상호인정(MRF) 제도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수 예금 금리 하락을 피해 미국 AI 공급망으로 향하는 중국 자본의 우회로가 열리면서, 미국 빅테크를 고객사로 둔 한국 반도체 기업의 간접 수혜 관측이 나온다.

5월 역외 단속 이후 합법 채널로 선회


중국 당국은 지난 5월 무허가 역외 증권 계좌를 통한 불법 투자를 전면 단속한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본 유출을 합법적 채널로 유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 조치가 본격화된 직후, 규제망을 피하려던 본토 투자자들은 법적 테두리 내 공식 경로인 펀드 상호인정(MRF) 제도로 발길을 돌렸다.

기존 해외 자산 매수의 핵심 창구였던 적격해외기관투자자(QDII) 제도는 외환당국의 쿼터 한도 소진으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투자처를 잃은 자금들이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신규 교차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며 역외 투자 지형이 변했다.

163억 홍콩달러 유입…미국 빅테크에 집중


홍콩에 등록된 픽테 전략 수익 펀드의 운용 자산은 연초 16억 달러(약 2조 1872억 원)에서 51억 달러 규모로 세 배 이상 확대됐다.
프리먼 창 픽테 자산운용 일본 제외 아시아 중개 채널 총괄은 인터뷰를 통해 "해당 펀드 전체 운용 자산의 약 60%가 중국 본토 소매 시장을 통해 조달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부의 예금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생성형 AI 시장이 팽창하면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투자자들을 유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적 자료에 따르면, 모닝스타가 추적 중인 34개 MRF 펀드 가운데 이 펀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163억 홍콩달러(약 2조 8408억 원)를 빨아들이며 본토 순유입 1위 자리에 올랐다.

상위 10개 보유 자산에는 미국 국채, 금과 함께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등 AI 랠리를 주도하는 미국 핵심 기술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 결과 2025년 연간 기준 18%의 수익률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이미 17%의 성과를 나타냈다.

한국 반도체 수혜보나

중국 자본의 합법 채널 쏠림과 미국 빅테크 집중 투자는 한국 AI 산업 가치사슬에도 간접 영향을 미친다.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 기업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면 이들의 AI 설비투자 집행 여력이 커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들 빅테크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서버용 D램을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HBM을 포함한 D램 사업 비중이 60~70% 수준을 차지한다.

미국 기업의 투자가 지속될 경우 한국 메모리 수출 단가 방어에 긍정적인 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MRF 유입 한도를 제한하거나, 미국 정부가 대중국 AI 수출 통제를 추가로 강화할 경우 이 같은 자금 선순환이 꺾일 수 있다는 위험도 상존한다.

시장은 향후 중국 외환당국의 교차 투자 쿼터 정책 변화와 신규 펀드 승인 속도를 핵심 관전 포인트로 주시하고 있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