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하락장에 강제로 주식을 장기보유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모양새다. 초보 투자자들에게 원칙이 되는 투자 이론에는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가 있다. 또 많은 투자전문가들 역시 요즘 같은 하락장에선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를 외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경민대학교 국제교육원 교수)가 화두를 던졌다.
전 대표는 주식 장기보유의 끝이 안 좋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실제 오랜 기간 동안 횡보장을 거치다 결국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장기에 걸쳐 무조건 우상향할 것이란 믿음을 버려야 한다는 게 그의 투자 지론이다.
전 대표는 '음의 복리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예를 들어 주가가 마이너스 50%가 됐다면 그 시점에서 원금이 되려면 두 배 이상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해당 주식의 주가가 과연 두 배 이상 오를 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본 뒤 그렇지 않다면 던져야 한다고 전 대표는 설명했다. 그러지 않으면 손절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물론 다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비용까지 날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 대표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 투자, 리스크 관리 기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분할 매수하라는 말은 잘 뜯어보면 그 어떤 종목도 고를 수 없다는 말"이라며 "어떤 종목이 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막연하게 나눠 투자하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이처럼 조언하는 전문가들이나 권위 있는 이들을 따르기 전에는 자신이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확인할 것을 제시했다.
전 대표는 "하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것을 참는 것은 물론 감정노동까지 하면서 버는 게 돈"이라며 "그렇게 번 돈을 다른 사람의 권위에 맡길 수 있겠나. 투자의 모든 이익과 손실은 모두 투자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와 투기의 개념부터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본인의 자산에 대해 설명할 수 있으면 '투자', 그러지 못하면 '투기'라 볼 수 있다"고 정의했다.
또 전문가로부터 투자와 관련해 도움을 얻고자 한다면 솔루션이 나오는 타이밍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대표는 "투자자가 그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는데 솔루션이 먼저 나온다면 사기꾼"이라며 "컨설팅은 수많은 질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진짜 사기꾼은 디테일하게 묻지 않는다. 솔루션 제공에 앞서 투자자 개인이 뭘 갖고 있는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주식시장은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대표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내년에도 주식시장이 안 좋을 것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등의 영향을 덜 받는 실적 방어주, 생필품 관련주 등이 투자에 유리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다만, 투자에 앞서 자신의 성향을 꼭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정확한 투자 성향은 하락장에서 나온다"며 "만일 손실 5%에도 무너진다면 주식투자를 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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