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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장기보유는 '책임 회피'…오르면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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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장기보유는 '책임 회피'…오르면 팔아라"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경민대학교 국제교육원 교수) 인터뷰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경민대학교 국제교육원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경민대학교 국제교육원 교수)
"주식시장에는 이상한 말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주식을 장기보유'하란 말입니다. 이는 무조건 주식이 오랜 기간에 걸쳐 우상향할 것이란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막연한 믿음이죠. 투자의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속된 하락장에 강제로 주식을 장기보유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모양새다. 초보 투자자들에게 원칙이 되는 투자 이론에는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가 있다. 또 많은 투자전문가들 역시 요즘 같은 하락장에선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를 외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경민대학교 국제교육원 교수)가 화두를 던졌다.
전상현 대표는 "우선 투자의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기간이란 개념이 없다. 오늘 사서 장초에 바로 상한가를 쳤다면 매도하면 끝이다"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주식 장기보유의 끝이 안 좋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실제 오랜 기간 동안 횡보장을 거치다 결국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장기에 걸쳐 무조건 우상향할 것이란 믿음을 버려야 한다는 게 그의 투자 지론이다.
그는 "장기보유할 경우 손실이 장기간 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투자의 목적은 수익이지, 장기보유가 아니다. 장기보유는 하락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한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며 "저가 매수와 고가 매도 외엔 생각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적당한 시기에 매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전 대표는 '음의 복리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예를 들어 주가가 마이너스 50%가 됐다면 그 시점에서 원금이 되려면 두 배 이상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해당 주식의 주가가 과연 두 배 이상 오를 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본 뒤 그렇지 않다면 던져야 한다고 전 대표는 설명했다. 그러지 않으면 손절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물론 다른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비용까지 날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 대표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 투자, 리스크 관리 기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분할 매수하라는 말은 잘 뜯어보면 그 어떤 종목도 고를 수 없다는 말"이라며 "어떤 종목이 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막연하게 나눠 투자하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이처럼 조언하는 전문가들이나 권위 있는 이들을 따르기 전에는 자신이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확인할 것을 제시했다.

전 대표는 "하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것을 참는 것은 물론 감정노동까지 하면서 버는 게 돈"이라며 "그렇게 번 돈을 다른 사람의 권위에 맡길 수 있겠나. 투자의 모든 이익과 손실은 모두 투자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와 투기의 개념부터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본인의 자산에 대해 설명할 수 있으면 '투자', 그러지 못하면 '투기'라 볼 수 있다"고 정의했다.

또 전문가로부터 투자와 관련해 도움을 얻고자 한다면 솔루션이 나오는 타이밍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대표는 "투자자가 그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는데 솔루션이 먼저 나온다면 사기꾼"이라며 "컨설팅은 수많은 질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진짜 사기꾼은 디테일하게 묻지 않는다. 솔루션 제공에 앞서 투자자 개인이 뭘 갖고 있는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주식시장은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대표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내년에도 주식시장이 안 좋을 것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등의 영향을 덜 받는 실적 방어주, 생필품 관련주 등이 투자에 유리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다만, 투자에 앞서 자신의 성향을 꼭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정확한 투자 성향은 하락장에서 나온다"며 "만일 손실 5%에도 무너진다면 주식투자를 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