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재정정책 여력 부족 우려
미중 무역협상이 일부 합의에 도달했지만 세계 경기 침체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또 다시 잇따라 나오고 있다.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최근 '글로벌 경제가 2009년 이후 첫 경기침체로 미끄러지고 있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지난해 초 4.7%였던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3분기 2.2%에 그쳤다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신임 총재는 경기 둔화가 확대될 수 있다며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 3.2%를 더 낮춰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 전망치는 이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외신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빚을 불안 요인으로 무역전쟁, 브렉시트 우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홍콩 시위 등을 꼽았다.
외신은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제조업이라며 세계 경제는 5개월 연속으로 축소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조사도 반 세계화 정책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각국이 통화ㆍ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는 여력조차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 들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 행보에 나서며 이미 금리는 역사적 최저치 수준에 근접해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낮췄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이미 마이너스 금리 상태에서 추가 완화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각국이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더 이상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IMF는 각국 정부에게 확장적인 예산 운용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올해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지난해 GDP 대비 2.4%에서 올해 3.5%까지 확대됐던 주요국 재정적자가 내년엔 3.6%로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도 13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주가, 수출입 등 주요 지표를 기반으로 산출한 타이거지수(TIGER)가 2016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글로벌경제가 '동반 불황(synchronized stagnation)' 상태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4월 글로벌 경제를 '동반 하강(synchronized slowdown)' 상태로 평가한 데 이어 한 단계 더 끌어내린 진단이다. 스태그네이션은 1년이상 경제성장률이 2~3% 이하에 머무는 불황 상태를 의미한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