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3대 국영항공사, 무역전쟁 그림자 속 1분기 적자 전환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3대 국영항공사, 무역전쟁 그림자 속 1분기 적자 전환

중국남방항공 7억4700만 위안 손실, 에어차이나·동방항공도 순손실 확대
트럼프 관세 여파로 "승객·화물 수요 추가 약화" 우려 고조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동방항공은 중국의 주요 국영 항공사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동방항공은 중국의 주요 국영 항공사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3대 국영 항공사가 2025년 1분기에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승객 수 기준 중국 최대 항공사인 중국남방항공은 1분기에 7억4700만 위안(약 1억3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7억5600만 위안의 순이익에서 크게 반전된 수치다.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434억 위안을 기록했다.

광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남방항공은 실적 악화의 원인을 "여행객 인구 통계의 변화,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경쟁 압력, 글로벌 공급망 제약, 위안화 가치 하락" 등 복합적 요인으로 설명했다.

중국의 국가 대표 항공사인 에어차이나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400억 위안을 기록했고, 순손실은 16억 위안에서 20억 위안으로 확대됐다. 상하이 기반 중국동방항공은 매출이 0.7% 증가한 334억 위안을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8억300만 위안에서 9억9500만 위안으로 급증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세 항공사 모두 영업 현금 흐름에서 두 자릿수 하락을 보였다는 것이다. 중국동방항공은 영업 현금 흐름이 23억9000만 위안으로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밝히며, "항공사 시장의 전반적인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소규모 상장 항공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이난항공홀딩스는 1분기 매출이 176억 위안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으나, 순이익은 60% 감소한 2억7200만 위안을 기록했다. 하이난항공은 "불충분한 공식 및 비즈니스 여행 수요"와 함께 복잡한 거시적 상황과 치열한 경쟁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춘추항공과 준야오항공은 매출이 소폭 증가하며 다른 항공사보다 양호한 실적을 보였으나, 순이익은 각각 16%(6억7700만 위안), 8%(3억4500만 위안) 감소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씨티의 애널리스트 에이미 한은 "약한 국내 가격이 현재 턴어라운드의 주요 장애물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중국 항공사들의 부진한 실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 교통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아시아태평양항공협회(AAPA)에 따르면, 3월 이 지역 항공사들은 총 3100만 명의 국제선 승객을 수송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매출 승객 킬로미터(RPK)로 측정된 여행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으며, 가용 좌석 수는 11% 증가했다.

국제 항공 화물 수요도 견조한 상태를 유지했다. 3월 화물 톤 킬로미터(FTK)는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AAPA 사무총장 수바스 메논은 미국의 관세 발표로 인해 "일부 노선에 대한 항공 화물의 선선적이 촉진되었으며, 강력한 전자 상거래 활동이 전체 수요를 계속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논은 트럼프의 관세가 "소비자와 기업 심리에 부담을 주어 향후 몇 달 동안 승객과 화물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신용 애널리스트 레이첼 게리시도 "세계 경제 성장 둔화가 소비자 신뢰에 부담을 주고 항공 여행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어 더 넓은 부문에 대한 하방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 항공사들에게 또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 항공사들이 미국 제조업체 보잉이 만든 항공기를 반환했다고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보잉 737 맥스 제트기 3대의 귀환에 관한 질문에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관세라는 큰 막대기를 휘두르며 세계 산업 공급망 안정성을 심각하게 공격하고 국제 항공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로 인해 관련 중국 항공사와 보잉 모두에 피해가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